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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빌딩'에 외국자본·강남 큰손 '입질'

부동산 경기침체로 국내 빌딩 가격이 하락하면서 싼 값에 매물을 찾는 외국자본과 강남 큰손의 입질이 시작됐다. IMF외환위기 직후 저가 매수로 재미를 본 사례가 있는 터라 이들에게는 10년 만에 찾아온 호기인 셈이다.

특히 외국자본의 관심이 늘어난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 위기와 실물경기 위축에 따른 시세 차익은 물론 환율상승으로 환차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빌딩 매물을 관심을 가진 미국, 일본, 유럽계 등 해외 사모펀드들이 본격적인 수익성 분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서울, 부산 등지에서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신생 자산운용회사들이나 국내 금융기관과 공동으로 빌딩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영에셋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거래된 높이 10층 이상, 연면적 3305㎡ 이상 대형 빌딩은 4조2181억원 어치로 최근 10년 새 연간 빌딩 매각 금액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거래 건수는 38건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2002년의 57건에 비해 19건이 감소했다. 빌딩 값이 오르면서 거래 가격은 늘었지만 그에 따른 투자수익 감소로 실질 거래 건수는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실물경제 침체 여파로 국내 대형 빌딩가격도 타격을 받고 있다. 서울시내 매물로 나와 있는 대형 빌딩 시세도 전고점 대비 25∼30%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말 매각된 서울 을지로 내외빌딩은 고점때 시세가 3.3㎡당 2000만원을 넘었지만 이보다 30%가량 떨어진 3.3㎡당 1400만원선에 거래됐다. 최근 신생 자산운용회사인 제이알자산관리가 매입한 광화문 금호생명 빌딩 역시 3.3㎡당 1400만원선에 거래돼 한창때보다 10% 이상 하락한 가격에서 매매됐다.

업계에서는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빌딩들도 대부분 고점 대비 25∼35% 이상 내린 가격에 매각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기업 구조조정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당분간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자본의 관심이 중대형 빌딩에 맞춰져 있다면 금융자산이 풍부한 강남 부자들은 50억∼100억원 안팎의 중소형 빌딩에 꽂혀있다. 10층 이내의 이 빌딩들은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데다 거래도 활발하고 대형 부동산 자산치고는 유동성도 풍부한 편이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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