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석기자
문혜원기자
황서율기자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을 두고서 여권 내부가 부글거리고 있다. 정부 추진 중인 법안과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는 당정 간 이견이 없다고 밝히지만, 여권 내에서는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취임 후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어제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을 입법예고했다"며 "일각에서 이를 두고 당정 이견이라고 우려스럽게 시선을 보내는데 당과 정부 사이에 이견은 없다"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78년 만에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일은 대한민국 사법에 새집을 짓는 거대한 공사"라며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 설계도를 두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명실상부하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보호하는 검찰개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전날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기존 검찰의 수사 개시 대상인 부패·경제 범죄뿐만 아니라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 ▲사이버 범죄 등 이른바 '9대 중대범죄'를 전담 수사할 수 있게 하고, 인력 구성은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내용의 중수청법 제정안을 공개했다.
지도부에서 한사코 당정 간 이견이 없다고 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중수청법과 관련해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검찰이 80년 동안 권한이 집중되면서 폐해가 많아, 국민의 정당한 선택권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수사 조작이 있었다"며 "이것을 막기 위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것인데 지금은 특수부를 둔 꼴이라 개악이라 본다"고 말했다.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은 김용민 의원은 "중수청의 이원화된 조직은 검찰 개혁을 막으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든 베스트 안"이라며 "설 지나고 3월부터는 지방선거로 인해 6월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치권에서는 여권 내부의 반발 기류 이면에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남겨 둘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선이 깔려 있다. 보완수사권은 검사가 경찰(또는 중수청 등)이 송치한 사건을 검토한 뒤, 미진한 부분을 직접 조사하거나, 해당 수사기관에 추가 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김용민 의원은 정부가 입법예고한 중수청법과 관련해 "사실상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주는 것을 전제로 만들었고, 중수청도 이원화 조직으로 구성돼 여러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형사소송법 보완수사권이 남느냐 전건 송치주의('혐의없음'을 포함한 경찰 수사 사건 전체를 공소청에 송치하도록 하는 원칙)를 부활하느냐 이것은 모두 형사소송법에 달려 있다"며 "형사소송법 개정은 어떤 일정 제시도 안 하고 있어, 이것은 차일피일 미뤄 혼란한 시기를 틈타 보완수사권을 남기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조국혁신당도 반발하고 있다. 차규근, 황운하, 신장식 등 혁신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은 검찰개혁의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시늉만 낼 뿐, 실제로는 검찰 기득권을 교묘하게 연장하려는 위장술에 불과하다"면서 '제2 검찰청법'의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공소청법에서 검사의 수사 개시 규정을 삭제했으니 수사권 남용이 사라질 것이라 강변하지만 근원적인 검사의 수사권은 형사소송법 196조에 살아있다"고 지적했다. 중수청 인력을 이원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훗날 정치 상황에 따라 다시 공소청과 통합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은 결코 지나치지 않다"며 "수사, 기소 분리는 이런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일단 민주당은 오는 15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 청취 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오늘부터 빠르게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원내중심으로 해서 법사위원이나 관련 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