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궁·종묘 관람객 1700만 첫 돌파…외국인이 '34%'

지난해 1781만 명 방문해 역대 최다
경복궁 열 명 중 네 명은 외국인
종묘, 정전 보수 마치자 관람객 두 배↑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시행된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5.9.29 강진형 기자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에 힘입어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찾은 관람객이 사상 처음으로 1700만 명을 넘어섰다.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넘어,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를 여는 등 명실상부한 'K관광'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과 종묘, 조선왕릉의 총 방문객이 1781만4848명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전년(1578만 명) 대비 12.9%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최다 기록이다. 궁능 관람객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 600만 명대까지 떨어졌으나, 2022년부터 급반등해 올해까지 4년 연속 1000만 명대를 돌파했다.

기록 경신의 주역은 단연 외국인 관광객이다. 지난해 고궁, 종묘 등을 찾은 외국인은 총 426만9000여 명으로, 전년보다 무려 34.4%나 폭증했다. 전체 관람객 네 명 중 한 명(24.0%)이 외국인이었다. 특히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의 경우 외국인 비중이 40.4%에 달해, 내국인만큼이나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글로벌 명소가 되었음을 입증했다. 궁능유적본부는 "K콘텐츠의 인기와 한복 체험 등 체험형 프로그램의 확산이 실제 방문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시행된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5.9.29 강진형 기자

장소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경복궁이 688만 명을 동원하며 부동의 1위를 지킨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곳은 종묘였다. 지난해 관람객이 76만1000여 명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오랜 정전 보수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4월 전면 개방한 효과와 더불어, 신주를 다시 모시는 환안(還安) 행사 등 굵직한 이벤트가 관람객의 발길을 잡은 덕분이다. 반면 조선왕릉을 찾은 외국인은 4만여 명에 그쳐, 궁궐에 편중된 외국인 관광 수요를 분산시키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관람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2005년 이후 20년째 묶여있는 관람료 인상 논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늘어나는 관리 비용과 문화유산의 가치 제고를 위해 관람료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달 국가유산청 업무 보고에서 "설득 과정을 거쳐 관람료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관계 부처 협의 및 여론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인상 폭과 시기를 조율할 계획이다.

문화스포츠팀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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