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연합뉴스
서울시가 강남 업무지역을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으로 지정해 철거 없이 기존 건물을 보강하고 증축을 허용하는 방식의 개발을 본격화한다. 구조보강으로 기존 업무 공간 대비 30% 확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제18차 건축위원회에서 테헤란로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 지정 심의안을 통과시켰다고 24일 밝혔다. 아울러 강동구 명일동 48번지 복합시설 및 공공청사 신축사업, 용산 나진상가 12·13동 개발사업,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 도시첨단물류단지 복합시설용지 개발사업, 동작구 상도역세권 장기전세주택사업 심의도 통과됐다.
강남구 테헤란로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 지정으로 리모델링을 통한 도심기능 고도화가 기대된다. 해당 지역은 업무 수요 증가와 함께 노후 업무시설 개선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 지정 구간은 강남역 사거리부터 포스코 사거리까지 약 95만㎡ 규모다. 준공 후 15년 이상 경과한 노후 업무시설을 대상으로 구조 안전성 강화와 수직증축,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적용해 친환경 및 노후건축물 구조 안전 리모델링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은 구조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기존 연면적의 최대 30%까지 증축이 가능하다. 수직증축과 층수·높이 완화를 통해 부족한 업무공간을 확충하고 최신 오피스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번 사업으로 도심 내 업무시설 공급 부족을 해소하고, 철거 아닌 리모델링 방식으로 탄소 저감·자원 절약·도시경관 연속성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또 이번 결정을 통해 명일동 지하철 5호선 고덕역과 9호선 연장 예정지 인근 교통 요충지에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지하 7층에서 지상 32층 규모다. 오피스텔 361가구와 판매시설, 근린생활시설, 공공청사가 결합된 복합타워로 조성된다.
복합시설 특성을 고려해 용도별로 독립 출입구, 동선계획을 적용하고, 오피스텔에는 발코니 설치와 맞통풍 구조를 도입해 주거 쾌적성과 이용 편의성을 함께 높였다. 인접 공공주차장·광장과 연계한 광장형 공개공지를 조성하고, 별동으로 계획된 공공청사는 주민 접근성을 강화해 행정·교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용산 나진상가 12·13동 일대는 신산업 중심 업무시설과 주거·판매 시설이 합쳐진 전자상가 혁신거점으로 조성된다. 지하 8층에서 지상 27층 규모로 업무시설 약 3만3000㎡, 오피스텔 88가구, 판매시설과 운동시설이 복합배치된다.
공중 공공보행통로를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전자상가, 용산역을 연결해 보행 동선을 개선하고, 전자상가 일대 상권과 연계한 신산업 중심 지역 활성화를 추진한다.
양천구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은 약 56만㎡ 규모의 도시첨단물류단지로 재탄생한다. 지하 7층에서 지상 15층 규모로 물류 시설 약 28만㎡, 판매시설 약 19만㎡, 오피스텔 180여가구와 체육·문화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물류 시설은 지하에 집약하고, 지상에는 공개공지와 생활 인프라를 배치해 서남권 대표 첨단물류·생활 복합거점으로 육성한다. 기존 물류 기능은 유지하면서 생활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는 방식으로 정비가 이뤄진다.
이 외에도 상도역 일대 역세권에는 지하 5층에서 지상 42층 총 1084가구(공공 임대 272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이 공급된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번 건축위원회 심의는 테헤란로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 지정을 통해 전면 철거 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나 기존 건축자산을 활용해 도심기능을 고도화하는 새로운 정비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리모델링을 통한 내진 안전성 강화와 에너지 효율 개선, 오피스 공간 확충은 강남 도심의 업무교류 기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