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미국의 한 현대미술 행사에서 미국 주요 기업 재벌들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을 본뜬 '로봇개'가 등장해 화제다. 대당 가격이 1억 원이 넘지만, 첫날 모두 팔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북미 최대 현대미술 행사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에서 '레귤러 애니멀스(Regular Animals)'라는 제목으로 전시된 로봇개가 높은 가격에도 모두 팔렸다고 보도했다.
해당 로봇개 작품은 디지털 아티스트 마이크 윈켈만(예명 비플)이 제작한 것으로 개 형태의 로봇에 유명 인물의 얼굴을 합성한 것이 특징이다. AP연합뉴스
이 작품은 디지털 아티스트 마이크 윈켈만(예명 비플)이 제작한 것으로, 개 형태의 로봇에 유명 인물의 얼굴을 합성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장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글로벌 테크 기업의 거물들은 물론, 앤디 워홀과 파블로 피카소 같은 미술계 거장들의 얼굴을 얹은 로봇이 등장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작가 본인의 얼굴을 기반으로 한 로봇개도 함께 전시됐다.
로봇들은 우리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실제 개처럼 빙글빙글 움직이거나 멈춰 허공을 바라보는 등 다양한 행동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관람객의 시선을 가장 끈 것은 '배변 퍼포먼스'였다. 로봇의 가슴에 달린 카메라가 주변을 촬영한 뒤 즉석에서 이를 인쇄물로 출력하는 방식인데, 출력물이 로봇의 뒷부분에서 떨어져 나오는 모습이 실제 개의 배변을 연상시켰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의 시선을 가장 끈 것은 '배변 퍼포먼스'였다. 로봇의 가슴에 달린 카메라가 주변을 촬영한 뒤 즉석에서 이를 인쇄물로 출력하는 방식이다. X(엑스)
각 인물 로봇개는 2점씩만 제작된 한정판으로, 대당 가격이 10만 달러(약 1억4600만 원)에 달했음에도 모두 판매됐다. 비플은 "피카소 로봇은 피카소 스타일의 이미지를, 워홀 로봇은 워홀 특유의 프린트를 '배설한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일종의 생성형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한 의도는 없다"며 "그저 우리가 사는 현실을 직시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날 우리의 세계관은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처럼 강력한 알고리즘을 쥐고 있는 기술 거물들에 의해 재편되고 있다"며 "이들이 우리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보지 못하는지 결정하는 시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