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기자
"초코파이 하나 가지고 항소심까지 간 지금의 현실이 참 각박하다"
초코파이 등 1050원어치 간식을 꺼내 먹은 물류회사 보안업체 직원이 절도 혐의로 기소돼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이른바 '초코파이 절도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A씨(41)가 약 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자, 온라인상에서는 "1000원 남짓한 과자 하나로 2년 가까이 재판을 치러야 하는 현실이 과연 정상인가"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소액 절도사건이 재판까지 이어지면서, 사법기관의 '과잉 대응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미지투데이
판결 내용이 담긴 기사에 한 누리꾼은 "(A씨는) 전과자가 될 뻔했다. 음식은 생존을 위해서 먹는 건데,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10년간 관행적으로 이용해 온 간식을 절도로 몰아 한순간에 파렴치한 좀도둑으로 낙인찍는 과잉 징벌" "설령 훔치려고 했어도 1050원에 2년 재판이 맞냐" "이 정도면 그냥 사람 괴롭히려고 고소한 것" 등의 비판도 이어졌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법원과 수사와 기소를 담당한 검찰과 경찰을 성토하는 의견도 잇따랐다. "상식적으로 1000원 가지고 고소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런 사건 때문에 검사들이 정작 중요한 사건에 쏟아야 할 시간을 쏟지 못하는 것 아니냐" "수십억씩 해 먹는 높으신 분들은 죄다 수사도 안 하던데, 1000원짜리 절도에는 죽자고 덤비네. 유전무죄 무전유죄" "1000원짜리 초코파이 때문에 (A씨에게) 2년이라는 고통을 줬다. 죄가 될 만한 재판만 해야 한다" "만약 초코파이 절도가 감옥에 갈 정도라면 돈 있는 자 중에서는 자격 없고 감옥 가야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초코파이 절도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27일, 피고인 측 박정교 변호사가 "언론을 비롯한 여러 생각 있는 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오늘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감사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적은 금액이라도 법적으로는 절도 행위가 맞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일각에서는 "10원 하나라도 훔쳤으면 절도다" "(A씨는) 여론으로 무죄를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물론 엄밀히 절도는 맞다. 하지만 이런 것을 죄로 다스린다면, 정말 세상은 천사만 살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앞서 전북 완주군의 한 물류회사의 보안업체 직원인 A씨는 지난해 1월18일 오전 4시6분 회사 내 사무실의 냉장고 안에 있던 400원짜리 초코파이와 600원짜리 커스터드를 꺼내 먹은 혐의로 법정에 섰다. 그는 "평소 탁송 기사들이 '냉장고에 간식이 있으니 먹어도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절도의 고의가 있다고 보고 피고인에게 벌금 5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보안업체 직원들이 탁송 기사들에게 미리 출입문을 열어주곤 했고, 이에 탁송 기사들은 보안업체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종종 보안업체 직원들에게 탁송 기사들을 위해 마련된 간식을 건네주기도 했다는 진술이 있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현실적인 승낙을 얻어 이 사건 초코파이 등을 꺼내 간 것은 아니라도,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초코파이 등을 꺼내 간다는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벌금 5만원을 내린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