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다연기자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 측이 12일 보석 심문에서 건강상 이유로 석방을 요청했다. 반면 민중기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증거 인멸 우려가 커 보석 청구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첫 재판이 24일 오후에 열렸다. 김 여사가 법정에 들어와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2025. 9. 24.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이날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 공판기일과 함께 보석 심문을 진행했다. 김 여사는 검은 정장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교도관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왔다.
김 여사는 지난 3일 어지럼증과 불안 증세로 불구속 재판이 필요하다며 보석을 청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구치소 생활을 하다 보니 치료가 제대로 안 돼 건강 상태가 상당히 안 좋다"며 "재판도 마무리 단계고 증인신문도 거의 끝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치료를 제대로 받기 위해 보석 허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주거지를 자택·병원 한정, 휴대전화 사용 불가, 전자장치 부착 등 조건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며 "구치소 말고 자택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반면 특검팀은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김 여사가 유·정 전 행정관, 건진법사 전성배씨 등과 진술을 모의하고 허위 진술을 한 정황도 확인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유·정 전 행정관은 증인신문을 하기로 한 일자 직전 남부구치소에서 김 여사를 다수 접견한 후 의도적으로 출석하지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며 "구속을 허가할 경우 유·정 전 행정관과 진술 모의 가능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고, 전씨를 회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불허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 측은 "윤석열 전 대통령도 구속돼 재판받고 있는데, 부부를 동시에 구속해 특검을 3개 돌려 이렇게까지 재판을 하는 게 가혹하지 않은지 고려해달라"며 "피고인은 기억도 온전하지 않고, 구치소 내에서도 혼자 중얼거리거나 취침 중에도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등 심신이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유·정 전 행정관 접견에 대해서도 "반려견 이야기나 약 이야기 외에 별로 한 게 없다"며 "김 여사가 심리적으로 안 좋은 충동이 심각한데, 정 전 행정관을 통해 반려견 소식을 듣고 심신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문이 진행되는 동안 김 여사는 직접 발언 없이 고개를 숙인 채 듣기만 했다. 김 여사의 조건부 석방 여부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