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기자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최근 군복과 유사한 복장을 입은 중국인 단체가 행진곡에 맞춰 단체 행진을 하고 있다. 더우인
서울 한복판 한강공원에서 군복 차림의 중국인 100여명이 행진곡에 맞춰 군대식 행진을 하는 영상이 확산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단합대회 차원의 행사로 확인됐지만, 다소 생소한 광경에 국내 누리꾼들은 "마치 군사 행진 같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국의 한 걷기 애호가(동호인) 단체가 한국에서 진행한 행사를 촬영한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 4일 '더우인'(중국판 틱톡)에 처음 게재됐으며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 일대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행진하는 이들의 동작이 오차 없이 일치해 군대의 제식훈련에 가까워 보인다. 현수막에는 '한국(한강)국제걷기교류전 중국 걷기 애호가'라고 한글로 쓰여 있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최근 군복과 유사한 복장을 입은 중국인 단체가 행진곡에 맞춰 단체 행진을 하고 있다. 더우인
이날 행사에는 100여명의 중국인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0여명씩 같은 유니폼을 맞춰 입고 모여 있다. 노랑, 빨강 등 체육복 차림뿐 아니라 군대 무늬 복장으로 상·하의에 모자까지 갖춰 입은 팀도 있다. 동호인 단체 지역 간부로 추정되는 남성이 중국어로 축사를 하고, 참가자들은 박수로 호응하는 모습이다.
해당 단체의 성격이나 행사 목적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관광 또는 문화 교류 성격의 모임으로 보이지만, 군복과 유사한 복장을 입고 군가 분위기의 음악을 사용한 점 등은 다소 행사의 취지와는 멀어진 모습이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최근 군복과 유사한 복장을 입은 중국인 단체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더우인
영상이 확산하자 국내 온라인상에서는 "단순한 걷기 행사가 아니라 군사 행진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민간인이 군복을 입고 제식 동작을 하는 건 위험하지 않나" "일본인이 자위대 복장으로 저랬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단체 걷기야 문제없지만 군복은 선을 넘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단순 단합 행사로 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일부 있으나 군복과 군가, 행진 등의 요소가 겹치면서 "위협적인 퍼포먼스"라는 비판이 더 커지고 있다.
앞서 경기 여주에서 열린 축제에서는 중국 인민해방군 깃발이 휘날리고 중국군이 행진하는 영상이 상영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여주시 신륵사 관광단지 일대에서 열린 '2025 여주오곡나루축제'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한 한중문화교류 행사에서 무대 뒤 배경 화면에 중국군 행진 장면이 등장했다. 무대 위에는 인민 해방군을 상징하는 붉은 깃발과 함께 중국 제복을 입은 이들이 줄지어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여주오곡나루축제를 주관한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측은 "글로벌 축제 도약을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진행한 한중문화교류행사의 일부 내용이 방문객 여러분께 우려와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