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다연기자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종묘 차담회' 의혹과 관련해 신수진 전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을 내주 불러 조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08.12 사진공동취재단
김형근 특검보는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신 전 비서관에 대해 다음 주 화요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요청하는 소환 통보서를 금일 우편으로 송부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지난해 9월 종묘 망묘루에서 외부인과 차담회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가 주요 사적을 개인 목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이 불거지자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은 국회에 출석해 "사적 사용이 맞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신 전 비서관을 상대로 김 여사가 차담회를 갖기 전 문화체육비서관실과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간 구체적인 소통 내용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비서관실은 당시 궁능유적본부에 종묘 개방을 요청하고 사전 답사를 거쳐 김 여사의 동선도 짠 것으로 알려졌다.
궁능유적본부는 당시 김 여사 방문 일정을 통보받고 '국가원수 방문 등 부대행사' 등 관람 규정 제34조에 의거해 사용을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지난달 궁능유적본부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한 바 있다.
김건희 여사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등이 2023년 9월 경복궁 경회루를 방문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금거북이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을 다음 주 중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김 특검보는 "이배용씨의 소환조사와 관련해 변호인 측과 다음 주 중 특검에 출석해 조사받는 것을 전제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13일과 20일 특검팀으로부터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받았으나 건강상 이유를 들며 모두 불출석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선물을 받고 국교위원장으로 이 전 위원장이 임명되는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 전 위원장이 인사 청탁과 함께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금거북이가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가 운영하는 요양원 내 김 여사 동생 소유 금고에서 발견됐다.
이 전 위원장은 의혹이 제기되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지난달 1일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사표를 수리했다. 그는 현재 참고인 신분이지만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이 전 위원장이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 불출석한다고 판단할 경우 특검팀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도 건강상 이유를 들며 특검팀의 세 차례 소환에 모두 불응하자 구속영장이 청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