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65세 행려환자에 생애 첫 주민등록증 선물

"존재하지 않던 삶에서 사회 구성원으로"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최호권)의 세심한 행정 지원으로 오랜 기간 신분 없이 지내던 한 행려환자가 65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주민등록을 마치고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주민등록증을 손에 쥐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영등포구 제공.

‘행려환자’는 거소가 일정하지 않고, 보호자나 가족이 없으며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응급환자를 뜻한다. 경찰서나 소방서 등 행정기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다.

A씨(65)는 2020년 영등포구 거리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응급치료를 받은 뒤 인천 남동구의 한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주민등록이 없어 통장 개설, 병원 진료, 투표, 취업 등 기본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로 살아왔다.

이에 영등포구청 생활보장과는 여러 차례 병원을 방문해 지문 채취 등 사실조사와 신원 조회를 진행하고 꾸준히 상담을 이어갔다. 또 인천 남동구 주민센터와 긴밀히 협력해 주민등록 절차를 추진했으며,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등 복지 지원도 함께 진행해 사회 복귀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지난 8월 A씨는 직접 주민센터를 찾아 주민등록을 마쳤고, 65년 만에 생애 첫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그는 “건강이 회복되면 사회에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며 “내 이름으로 된 통장을 갖게 될 줄 몰랐는데 이렇게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올해 A씨를 포함해 총 4명의 행려환자를 대상으로 사실조사와 주민등록 재등록, 기초생활수급 및 의료급여 신청 등 맞춤형 행정지원을 지속적으로 펼치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힘쓰고 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주민등록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는 첫걸음으로, 앞으로의 용기 있는 발걸음을 진심으로 응원한다”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세심히 살피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따뜻한 복지행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자체팀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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