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동우기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4차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세계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한 전략적 재정정책과 국제금융체제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만찬을 겸한 G20 장관회의 첫 번째 세션에서 '세계경제 및 금융안정성 현안'과 관련, 기술혁신과 인구구조 변화 등 구조적 전환이 세계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전환기에 생산성이 높은 분야에 과감한 재정투입을 단행해 성장잠재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초혁신경제' 및 '인공지능(AI) 대전환 전략'을 구체적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AI 반도체와 AI 제조업 등 주요 AI 프로젝트를 비롯해 전력반도체, 소형모듈원전(SMR) 등 초혁신기술 분야에 대한 정부 투자계획을 공유하며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선제적 재정투입이 미래 성장동력 확충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글로벌 불균형 누적이 세계경제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하는 현상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글로벌 불균형이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G20 차원의 심층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G20이 국제경제 공조의 최상위 포럼이라는 의미를 강조하며 한국도 책임 있는 자세로 국제 논의에 기여할 것을 표명했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 및 세계은행(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미국은행협회(American Bankers Association)에서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 캐나다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G20 차원의 다자개발은행(MDB) 개혁 첫 이행보고서와 '부채 장관선언(Ministerial Declaration on Debt Sustainability)'을 환영하며 후속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부채 장관선언이란 국제적으로 채무 지속 가능성(Debt Sustainability)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기 위해 각국 장관들이 채택한 공식 선언을 의미한다. 구 부총리는 MDB 개혁과 관련해 "평가체계를 지속 고도화하고, 혼합금융 활성화를 위해 MDB의 혁신적 금융상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도상국의 부채 취약성 완화를 위한 실질적 대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공동채무조정체계(Common Framework)를 기반으로 신속하고 질서 있는 채무재조정이 이뤄져야 하며, 부채 투명성 제고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개도국이 채무불이행에 빠지지 않도록 선제적 금융지원이 필요하며, 동시에 채무국 스스로도 구조개혁을 책임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 부총리는 올해 주요 7개국(G7) 회의 의장국인 캐나다의 초청으로 'G7 고위급 대화'에 참석해 'AI와 금융범죄, 사기'를 주제의 회의에 참석했다. 구 부총리는 또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 캐나다 재무부 장관과 양자 회담을 하고, 양국 간 통상 현안과 핵심광물 개발, AI 등 미래 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AI 대전환 정책'을 통해 국가 산업구조 혁신을 추진 중이며, AI 전담 장관직을 신설하고 AI 국가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