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미 국무부가 지난달 암살된 우익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를 조롱·비판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외국인 최소 6명의 비자를 취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무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커크의 암살을 축하한 비자 소지자들의 신원을 계속 확인 중"이라며 "미국은 미국인의 죽음을 바라는 외국인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가 공개한 커크 암살 지지 외국인 SNS 게시글. 미 국무부 엑스
또 "미국에서 더는 환영받지 못하는 외국인 체류자들의 사례"라며 커크 암살을 지지하거나 그의 생전 활동을 비판한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등 국적의 외국인 6명이 올린 SNS 내용과 해당 트윗의 캡처 이미지를 함께 게시했다.
국무부가 게시한 글에 따르면 이번에 비자가 취소된 아르헨티나인은 커크에 대해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여성 혐오 수사를 퍼뜨리는 데 평생을 바쳤다"고 했다. 한 독일 국적자는 "파시스트가 죽어도 민주주의자들은 불평하지 않는다"고 썼다.
국무부는 이외에도 커크 암살을 정당화한 여러 외국인의 SNS 글을 공유하며 이들의 비자가 취소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의 현재 체류 지역, 소지한 비자 종류, 비자 취소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강성 지지자인 청년 활동가로 지난달 10일 유타주의 유타밸리대학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국무부는 커크 암살 이후 그를 비판하고 폭력을 미화하는 게시글이 확산하자 비자 취소 등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달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비자를 소지하고 이곳(미국)에 와서 정치인의 암살을 응원한다면 추방될 준비를 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은 "국무부가 미국인을 보호할 수 있도록 외국인들의 이러한 발언을 나에게 알려달라"며 커크 암살을 옹호하는 외국인에 대한 색출 의지를 표출했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커크에게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사후 수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를 "미국의 영웅", "순교자"로 칭하며 "극좌 세력"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