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환기자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공동 개발한 확장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이 오는 22일 베일을 벗는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프로젝트 무한을 시작으로 안드로이드 XR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으로, 삼성전자는 XR 시장을 연 뒤 내년 공개 예정인 스마트 안경으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15일 공개한 갤럭시 이벤트 초대장을 통해 "22일 오전 11시 삼성 갤럭시 이벤트에서 멀티모달 인공지능(AI) 시대의 새로운 비전을 소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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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또 "모바일 인공지능(AI)의 리더로서 AI 네이티브 기기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어간다"며 "프로젝트 무한은 개방적이고 확장 가능한 안드로이드 XR을 탑재한 첫 번째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드로이드 XR은 다양한 폼팩터에 확장되도록 설계돼 AI를 몰입감 넘치는 일상 속 경험의 중심으로 가져온다"면서 "실용적이면서도 새로운 몰입 경험과 함께, 이제 XR의 무한한 가능성이 현실이 된다"고 했다.
프로젝트 무한은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손잡고 개발하는 XR 기기 프로젝트다. '갤럭시 XR'로 명명될 것으로 관측되는 이 제품은 3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XR 전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XR'과 구글의 AI 에이전트 '제미나이'가 탑재됐다. 헤드셋을 착용한 이용자는 자신의 눈앞 렌즈를 통해 펼쳐진 가상공간에서 제미나이와 대화하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IT 업계에 따르면 프로젝트 무한에는 퀄컴의 XR 전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XR2+ 2세대' 칩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는 4K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양쪽 눈당 하나씩 사용된다. 해상도는 4032PPI(인치 당 픽셀수)로 총 2900만 화소에 달한다. 이는 2300만 화소인 애플 비전 프로보다 높다. 업계는 프로젝트 무한의 가격이 200만원 중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로젝트 무한은 삼성전자와 구글 등 안드로이드 진영 XR 생태계 본격화의 신호탄을 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진영이 XR 경쟁에서는 애플보다 우위에 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누구나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개방적인 환경에 제미나이 등 구글의 AI 역량이 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어서다. 경쟁사인 애플은 2023년 XR 헤드셋 '비전 프로'를 먼저 내놨지만 600g이 넘는 무거운 무게와 적은 배터리 용량, 500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 탓에 대중화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무한으로 XR 시장을 연 뒤 내년 공개가 예상되는 스마트 안경 '프로젝트 해안(가칭)'으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이 스마트 안경은 무게 50g에 155㎃h(밀리암페어)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시중에 나온 XR 헤드셋보다 훨씬 가벼운 수준이다. 기존의 XR 헤드셋들이 무거운 무게 탓에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어온 점을 감안하면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스마트 안경의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