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페루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알려진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탄핵안이 페루 의회에서 가결됐다.
연합뉴스는 10일 AP통신을 인용해 페루 의회가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의 범죄 대응 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대통령 해임안을 상정, 출석의원 124명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 탄핵안 표결하는 페루 의회. AFP 연합뉴스
페루 의회는 탄핵 심리 출석을 요청했지만 대통령은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는 이어 38세의 변호사 출신 호세 헤리 의회 의장을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후임으로 교체했다.
문제가 된 사건은 수도 리마의 한 콘서트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전국적으로 범죄에 대한 분노가 고조된 지 불과 몇시간 만에 일어났다. 볼루아르테는 금요일 투표가 끝난 후 국영 TV에서 "나는 나 자신이 아니라 페루 국민들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페루 의회가 이번을 포함해 총 9차례 볼루아르테 해임안을 안건으로 올린 바 있는데 이번에 정파를 가리지 않고 해임안 통과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페루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볼루아르테는 의회가 전임자를 탄핵한 후 2022년 12월에 취임했다.
페루 연구소의 7월 보고서에 따르면 임기 말을 맞은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의 지지율은 2.5%, 의회 지지율은 3%에 그쳤다.
2022년 12월 취임한 이후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명품 롤렉스 시계 여러 개를 뇌물로 받았다는 '롤렉스 게이트'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고 12건의 검·경 수사에 직면해 있다.
지난 7월에는 자신의 월급을 1만 달러(약 1350만 원)로 2배 넘게 인상하는 대통령령을 의결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한편, 페루는 2016년부터 약 9년 동안 6명의 대통령을 교체하는 등 정국 혼란을 겪고 있다.
또 페루 사회는 갱단 폭력과 살인이 잇따르고 청년층이 고용 불안을 겪는 등 사회 불안정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 5일 청년들에게 민간연금 가입을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하자 최근 몇 주 동안 반정부 시위가 거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