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주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9일 오전 본사에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을 개최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향후 5년간 총 80조원을 투입해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에 나선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에 민간에서는 처음으로 10조원 참여 계획도 발표하는 등 경제회복을 위한 민관협력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우리금융그룹은 29일 임종룡 회장이 직접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을 개최하고 생산적 금융 73조원, 포용금융 7조원의 추진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특히 경제 회복과 성장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과 생산적·포용 금융이라는 금융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책임감에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했고, 즉시 실행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브리핑에는 임종룡 회장과 정진완 은행장을 비롯해 증권 남기천, 보험(ABL) 곽희필, 저축은행 이석태, 자산운용 최승재, 벤처파트너스 김창규, PE 강신국 등 자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해 그룹 모든 자회사와 임직원이 진정성을 갖고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금융 대전환 회의'에 참석한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5.09.19 윤동주 기자
우리금융은 현 상황이 '저성장국면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향해 전환기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인식해 첨단전략산업 육성 등 생산적 금융 전환에 적극 나서기로 결정했다.
기업의 성장 잠재력과 국가 경쟁력 제고 △기업금융 명가로서의 경쟁력을 발휘해 기업과 동반성장 △금융 취약계층·소상공인을 위한 민생금융 실천과 금융소비자 보호 등 사회적 책임 실현을 이번 프로젝트 추진의 핵심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에 따라 2030년까지 5년간 총 80조원을 생산적 금융(73조원)과 포용금융(7조원)으로 구분해 실행하기로 했다.
생산적 금융에는 △국민성장펀드 참여 10조원 △그룹 자체 투자 7조원 △융자 56조원으로 구성됐다. 이 중 국민성장펀드 10조원은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보고대회에서 국민성장펀드 150조원을 제시한 이후 민간 첫 추진 사례로 민간·국민기금 75조원의 약 13%에 달하는 규모다.
그룹 자체 투자 7조원은 △그룹 공동투자펀드 1조원 △증권 중심 모험자본 투자 1조원 △자산운용 계열사의 생산적 금융 펀드 5조원 등 3가지 방안으로 추진된다.
그룹공동투자펀드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 등 자회사가 조성한 금액을 우리자산운용 등 자산운용 자회사가 운용주체로 나선다. △직간접 투융자 △민간 모펀드 조성 △자펀드 투자 등 다양한 방식이다. 투자 대상은 AI, 바이오, 방산과 같은 10대 첨단전략산업으로 정했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은 자본 여력을 확대해 첨단전략산업 기업에 초기 스타트업부터 스케일업, Pre-IPO, IPO 등 성장단계별 맞춤형으로 5년간 총 1조원의 모험자본을 공급하기로 했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 고민이 있었고, 미래동반성장에서 선구적 역할하겠다는 의지 갖고 있다"며 "여신공급에 머물지 않고 이자수익에 기대지 않고 첨단산업 투자해 성장동력에 투자하는 기능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융자 56조원은 △K-Tech 프로그램 19조원 △지역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 16조원 △혁신 벤처기업 지원 11조원 △국가주력산업 수출기업 지원 7조원 △우량 중소기업 첨단인력 양성 및 소상공인 금융 지원 3조원 등으로 구성됐다.
K-Tech 프로그램은 AI, 바이오, 방산 등 첨단전략산업 핵심 대표기업(대기업 등) 1사를 중심으로 중견, 중소·벤처기업까지 연결해 국내 산업의 'K-Tech Value Chain'을 금융으로 완성한다는 구상에서 비롯됐다.
지역 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배정된 16조원은 지방 우수기술기업 지원을 통해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무역보험공사 보증서에 대한 여신을 확대하고 우량 수출입 기업에게는 외환 수수료 감면과 금리우대도 지원하는 등 국가 주력산업 수출기업들에는 7조원이 지원된다.
이러한 융자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 신상품도 속속 출시 또는 예정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은행권 처음으로 은행이 납부금 일부를 지원하는 '우리 상생 내일채움공제' 상품을 통해 중소기업 직원들의 목돈 마련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 10월에는 '우리 벤처기업 성장대출'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등 기업고객들의 다양한 니즈 충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포용금융 7조원은 △서민금융대출 등 상생금융 확대(7조원) △상생·보증대출 재원 출연 등 소상공인 금융지원(480억원) △배드뱅크 지원 등 정부 연계사업(1000억원)으로 구성됐다.
현재 6개인 '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도 11개까지 늘려 현장밀착형 대면 지원을 지속 강화하고 서민금융상품에 대한 금리우대 역시 계속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우리금융은 매년 11만명씩 5년간 총 55만명의 소상공인, 취약계층에 따뜻한 금융을 전해줄 예정이다.
특히 외부신용등급(CB) 7등급 이하 저신용등급 신규고객에게 0.3%포인트 금리 인하를 새로 적용하고, 기존 성실상환고객 중 은행자체신용등급(CSS) 4~7등급에는 0.4%포인트, CSS 8등급 이하에게는 1.5%포인트 금리 인하 등을 통해 금융비용 경감에도 적극 나선다.
금융소비자보호에도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 7월 그룹 회장 직속으로 소비자보호실을 신설한 데에 이어 소비자보호총괄임원 임기를 2년 보장하고 이사회에 임면권을 부여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를 강화했다.
또한 이번 은행에 신설하는 '금융사기예방부'는 은행권에서는 처음 설치된 금융사기 예방 전담부서로, 보이스피싱 등 각종 금융사고에 선제 대응을 책무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