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이기자
조성필기자
심성아기자
오지은기자
삼성·한화·SK·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일제히 신규 채용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재계에선 대통령실이 오는 20일 청년의 날을 앞두고 청년 채용을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16일 대통령실은 이번 주를 '청년 주간'으로 지정하고 청년 창업 독려 등 다양한 청년 관련 행사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같은 날 청년 스타트업과 만나 "청년들의 도전을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선 기업들이 이런 기조에 발맞춰 청년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18일 연간 1만2000명을 신규 채용해 미래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요 부품사업 ▲바이오산업 ▲인공지능(AI) 분야 등에 집중해서 채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인재제일의 경영 철학에 따라 1957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공개채용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9개 계열사가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채용연계형 인턴제와 기술 인재 채용도 강화한다. 대학생 인턴십 규모를 늘려 직무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우수 인턴은 적극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마이스터고 졸업생과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를 적극 채용하며 기술 인력 저변 확대에도 앞장서고 있다. 2007년부터 기능경기대회, 국제기능올림픽을 후원하며 지금까지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 1600명을 특별 채용했다.
SK그룹은 연구개발(R&D), AI, 기술개발 등의 분야에서 멤버사별로 채용에 나선다고 밝혔다. 오는 12월까지 상반기 규모와 비슷한 4000여명을 채용해 총 8000여명을 선발한다. SK그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AI, 반도체, 디지털전환(DX) 경쟁력 강화에 함께할 국내외 이공계 인재들이 주 대상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반도체 설계, 소자, R&D, 양산기술 등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사업 확대에 함께할 역량 있는 인재를 선발, 채용할 계획이다. 2027년 상반기 중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만 수천 명 규모의 채용이 계획돼 있고, 청주캠퍼스 M15의 차세대 D램 생산능력이 증설되는 등 SK하이닉스의 채용 활동은 향후 확대될 예정이다.
또 SK는 그룹의 교육 인프라를 청년 인재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SK 사내 교육 플랫폼 마이써니(mySUNI)의 '써니C'는 대학생, 전문가, 사내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과정으로 대학생이 현업 실무에 대한 고민과 궁금한 것들을 전문가와 사내 구성원에게 나누며 함께 해결책을 찾는 내용으로 구성돼있다. 올해까지 4개 기수가 배출됐고 올해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취업 분야인 AI, 반도체에 대한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이 밖에도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직무 기본교육 '청년 하이포(Hy-Po)', SK텔레콤의 AI 개발 이론 및 실습 교육 'FLY AI Challenger', SK AX의 AI 개발자 양성과정 'SKALA(스칼라)' 등 SK그룹은 청년 인재의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에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를 확대한다. 30개 계열사의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를 상반기 대비 1400여명 늘린 3500여명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앞서 상반기 2100여명을 신규 채용했고, 하반기 채용이 마무리되면 올해 총 5600여명을 뽑게 된다.
한화는 방위산업 분야에서만 연간 약 25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금융 계열사는 700여명을 뽑는다. 주요 계열사별 연간 채용인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100명 ▲한화오션 800명 ▲한화시스템 550명 ▲한화생명 300명 ▲한화손해보험 250명 ▲한화투자증권 200명 등이다.
한화 관계자는 "하반기 신규 채용 확대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 고용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한편 국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도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올해 신규채용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늘려 3000명 수준으로 확대한다. 올해 채용 규모를 애초 2600명 수준에서 400명 늘린 3000명으로 확대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고 18일 밝혔다. 그룹은 또 2026년 이후에도 안전, AI, R&D 분야 채용을 확대해 연간 신규채용 규모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향후 5년간 1만5000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그동안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공채를 진행했으나, 내년부터는 참여 계열사를 확대해 보다 많은 청년이 공정하게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앞서 그룹은 2019년부터 민관 협력으로 운영해온 '청년 AI·빅데이터 아카데미'를 통해 6년간 1400여명에게 관련 역량을 지원했으며, 이 가운데 800여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그룹은 앞으로도 아카데미와 인턴제도 확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에게 실무 중심의 취업 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청년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기업의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라며 "공정한 채용과 미래 인재 양성을 통해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재계는 한국경제인협회와 다음 달 21일 대규모 채용박람회도 연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GS, CJ, LS, 효성, 풍산 등 주요 그룹 11곳이 주축이 돼 청년채용을 희망하는 우수 협력업체 300여개(온오프라인 참여사 포함·오프라인은 약 150개사 참여)가 참여할 예정이다.
한경협은 2010년에 10대 그룹 등이 참여한 가운데 SETEC에서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기업 채용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다. 경제계가 공동 상생채용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은 1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