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동우기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미국의 관세 협상 진행과 국제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 등 주요 리스크 요인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오전 은행연합회관에서 관계 기관 합동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며 "세계 금융시장은 이번 금리 인하를 예상된 수준으로 받아들였지만,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언급한 향후 불확실성에 주목하며 혼조세를 보였다"고 이번 FOMC 결과를 평가했다.
구 부총리는 "Fed는 간밤 회의를 통해 작년 12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정책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며 "정책금리 상단이 기존 4.5%에서 4.25%로 낮아졌다"며 "Fed는 이번 금리 인하와 함께 향후 금리 전망도 하향 조정했지만, 물가 전망은 상향 조정했으며 성장과 고용 전망은 이전보다 다소 개선된 수치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구 부총리는 Fed의 내부 기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Fed 위원들의 의견이 넓은 범위에 걸쳐 분산된 만큼 경제와 금리 경로에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제롬 파월 Fed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고용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관세가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물가와 고용이라는 Fed의 양대 목표 모두 위험요인이 존재하는 도전적 상황임을 분명히 했다"고 부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이찬진 금융원장, 구 부총리, 이억원 금융위원장,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기획재정부 제공)
이번 금리 인하 발표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동시에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도 드러났다. 구 부총리는 FOMC 결정에 대한 국내 금융시장 동향과 관련 "현재까지 우리 금융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수세에 힘입어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주식시장 외국인 투자 증가의 영향으로 다소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채 발행을 비롯한 기업 자금조달 여건도 원활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 부총리는 여전히 국내외 잠재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주요 경제지표 동향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및 부동산시장 동향,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 과제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전반적으로 이번 금리 인하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공유했다. 이들은 "Fed가 예상대로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향후 미국의 관세 협상 진행과 국제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향후 정책 대응 방향으로 ▲미국 관세 협상 및 경제지표 등 글로벌 불확실성 요인 모니터링 강화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 안정 관리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 ▲기관 간 긴밀한 소통 체계 유지 등을 구체적 과제로 제시했다. 구 부총리는 "특히 대외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국내 금융시장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이고 유연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진행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열리는 첫 F4 회의로, 국내 금융·외환시장 영향과 향후 정책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는 구 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영상 참석),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