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상반기 말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능력이 전 분기의 사상 최저치에서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당국은 다가올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비해 자산부채관리(ALM) 리스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6월 말 기준 보험사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현황에 따르면, 경과조치를 적용한 보험사 평균 킥스 비율은 206.8%로 1분기 말보다 8.9%포인트 상승했다. 2023년 신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킥스 비율이 200%를 밑돈 것은 올해 1분기가 처음이었으나, 2분기에는 소폭 반등했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의 지급여력을 나타내는 자본 건전성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가용자본은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 보험사가 실제로 보유한 자본이며, 요구자본은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자본을 의미한다.
금감원은 킥스 비율을 13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경영개선 권고·요구·명령 등 적기시정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이번 반등은 가용자본 증가 폭이 요구자본 증가 폭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가용자본은 260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5%(11조3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요구자본은 126조원으로 0.05%(6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용자본이 늘어난 것은 보험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이 약 3조9000억원으로 양호했고,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3조4000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2조6000억원 규모의 자본증권 신규 발행도 영향을 미쳤다.
요구자본이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해지위험액이 2조5000억원 늘었지만, 금리위험액이 2조원 줄어들면서 상쇄됐기 때문이다.
업권별로 보면 주요 생명보험사 6곳(삼성·교보·한화·신한라이프·NH농협·KB라이프) 가운데 NH농협생명이 437.2%로 가장 높았다. 반면 신한라이프(199.6%), 교보생명(199.2%), 삼성생명(186.7%), 한화생명(160.6%)은 200%에 미치지 못했다. 6개사 모두 1분기 말 대비 비율은 상승했다.
주요 손해보험사 5곳(삼성·DB·현대해상·메리츠·KB) 중에서는 삼성화재가 274.5%로 가장 높았다. KB손해보험(191.5%), 현대해상(170%)은 200%를 밑돌았으나, 5개사 모두 1분기보다 비율이 개선됐다.
금감원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험사 ALM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운용자산 수익률이 떨어지고 동시에 보험부채 가치가 상승해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금리 하락에 대비해 ALM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리스크 관리가 미흡한 보험사를 중심으로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