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까맣게 변한 필터 '찝찝'…단수 반복에 '녹물 샤워'하는 강릉 주민들

강릉 주민들, 단수 반복에 녹물 피해

강원 강릉에서 극심한 가뭄의 여파로 단수와 제한 급수가 반복되는 가운데 지역주민들이 녹물 피해를 겪고 있다.

강원 강릉의 한 주민이 제한 급수가 시작되면서 녹물이 나온다고 전했다. 쓰레드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제한급수로 피해를 겪고 있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변기 물이 내려가지 않거나 설거지를 못 하는 등 생활용수 부족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다. 단수로 인해 요리하기 어려워 수일째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는 이들도 있다.

현재 강릉에선 가뭄 지속에 따라 지난 6일부터 아파트 등 대형 숙박시설 123곳에 제한급수가 시행되고 있다. 저수조 용량 100t 이상 아파트에는 지난 13일부터 급수 시간을 오전 6~9시, 오후 6~9시로 하루 2차례 3시간씩 조정하는 개선된 방식이 적용됐다.

아파트와 시간대별로 단수 시간이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데, 배관 내 물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녹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루 만에 필터가 검게 변했다는 경험담도 나오는 상황이다.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샤워기 등 필터 확보를 위한 단수 대비 용품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피해담이 이어지자 샤워기 필터를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나선 업체도 있다. 샤워기 헤드 필터 판매 업체 킷플은 16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릉 아파트 쪽 단수 때문에 녹물 문제가 심각하다는 거 같은데, 재고가 많진 않지만 5명 정도에 보내줄 수 있을 거 같다"며 "필요한 친구들은 연락 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14일 강원 강릉지역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고 있는 오봉저수지가 전날 내린 비로 저수율이 소폭 상승해 있다. 연합뉴스

강릉 지역민들은 "필터가 필요했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한 누리꾼은 "필터 사용해도 투명한 뭔가가 떠다녀서 양칫물로도 못 쓰고 있는데 기운 난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번에 필터 시키는데 10만원 훌쩍 넘더라"라며 "아이 키우는 집이나 환자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릉지역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 수위는 나흘 연속 상승 중이다. 17일 오전 6시 기준 16.7%(평년 71.8%)로 전날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비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7~18일 강원 영동지역은 10~4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다만 현재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평년 저수율 72.1%에 크게 못 미쳐 완전한 가뭄 해소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슈&트렌드팀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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