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기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대(對)러시아 경제 압박을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같이 전한 뒤 "집행위는 조만간 (러시아의) 가상자산과 은행, 에너지 부문을 겨냥한 19차 제재 패키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석연료 판매 수익으로 지탱되는 러시아의 전시 경제는 우크라이나의 유혈사태에 대한 자금을 대고 있다"며 "이것을 끝내기 위해 집행위는 러시아산 화석연료의 단계적 수입 중단을 가속화할(speeding up the phase-out) 방안을 곧 회원국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속화' 발언은 유럽이 먼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일정 부분 반영하겠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EU는 이미 2027년 말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자체 계획을 마련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석유 수입 즉각 중단, 2차 관세 부과 등을 요구해왔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 제재 패키지 발표를 예정했으나 일정을 연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미국이 EU와 주요 7개국(G7) 동맹국에 한층 강경한 대응을 촉구한 데 따른 것으로, 특히 러시아산 석유 수입 중단 시점을 앞당기라는 미국 측 요구가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