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주식시장 활성화를 또 한번 강조하며 국내 증시는 연말까지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된 대주주 양도세 기준의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시장 심리와 투자자들의 의견 수렴 의지를 보였다. 또 세제개편안 이외에도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 집중투표제, 자사주 소각 의무화(예정) 등 상법 개정안과 같은 제도적인 변화를 언급하며 현 정부는 주식시장 정상화 및 활성화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지난 6월 역대급 랠리(코스피 6월 상승률 13%)에 힘을 부여했던 것은 '주주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이었는데,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그 가능성을 엿볼 수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 연구원은 "'기업을 옥죄는 것이 아닌 일부 부당한 지배주주를 압박'한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관행처럼 여겨졌던 지배주주 중심에서 일반 주주 포함 전체 주주 중심으로 전환시키겠다는 함축적인 메시지가 내포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정부가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감을 키운 영향으로, 국내 증시도 연말까지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그는 연말까지 코스피가 355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10월 초 국내 장기 연휴 돌입 전 수급 공백 등 증시 발목을 붙잡을 수 있는 이벤트들이 대기 중에 있다"면서도 "중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방향성은 상방으로 잡고 가는 것이 적절하며, 인공지능(AI) 투자 모멘텀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부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9월 남은 기간~ 10월 중순까지 국내 증시는 단기 변동성 환경에 직면할 수 있겠으나, 조선·방산·증권 등 기존 주도주를 중심의 분할 매수를 대응 전략의 중심으로 가져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12일 국내 증시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증시 활성화 발언과 지난밤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영향을 받으면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6% 뛴 4만6108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85% 오른 6587.47에 나스닥 지수는 0.72% 상승한 2만2043.07에 장을 마쳤다. 3대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2.7%)보다 상승 폭이 커졌으나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고, 이에 증시도 반응했다. 시장에선 오는 1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무난했던 CPI 이벤트 속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 지속, 메모리 업황 호조 기대감 속 마이크론 주가상승을 반영하며 반도체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