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현미경]가정경제도 책임지는 모임통장, 은행권 경쟁 치열

'원조' 카뱅 모임통장 고객 수 1200만명
잔액 10조원 돌파해 꾸준한 성장세 보여
30대 이상 고객·생활비 활용 추세 반영해
신한·KB국민 등 특화 서비스 출시
지방은행과 상호금융권도 뛰어들어

카카오뱅크가 시작한 모임통장 인기가 여전하다. 수년이 지났음에도 새롭게 출시되거나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등 은행권 내 경쟁이 치열하다. 저원가성 예금을 쉽게 유치할 수 있으며 신규 고객도 끌어모을 수 있는 장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모임통장 잔액 10조원, 고객 수는 12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출시 7년 만이다. 잔액도 출시 1년도 안 돼 1조원, 1년 8개월 만에 2조원, 4년 2개월 만에 5조원을 달성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2조2000억원이 순증할 정도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계좌당 평균 잔액을 보면 고객들은 모임통장을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평균 잔액은 지난해 89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93만원으로 늘었다. 모임통장과 연결한 체크카드 결제액은 올해 상반기 2조원에 이른다. 카카오뱅크는 모임통장 전용 체크카드를 지난해 4월 선보였는데 출시 1년 만에 누적 발급량 100만장을 돌파했다. 큰 금액 결제가 자주 발생하는 모임통장 특성에 맞춰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캐시백 한도 없이 5만원 이상 결제 시 3000원 또는 300원의 실시간 랜덤 캐시백을 제공한다. 지난 7월까지 캐시백 혜택은 누적 30억원이다.

모임통장 이용 고객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모임통장 연령별 이용자 비중은 20대 이하 16.5%, 30대 28.3%, 40대 25.7%, 50대 이상 29.5%다. 2019년 12월 출시 1년이 지난 시점과 비교했을 때 40대 이상 고객 비중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카카오뱅크는 설명했다. 모임 유형을 살펴보면 친목과 가족·생활비가 각각 30.1%와 26.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은행권은 모임 유형과 고객 비중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생활비의 경우 매달 정기적으로 나가는 비용이 일정하며 금액 단위도 수백만원에 이르러 저원가성 예금을 유치하기에 적합하다. 고객 비중도 가족 및 생활비를 일정하게 쓰기 시작하며 구매력이 생기는 30대 이상이 모임통장을 이용하는 점도 고려해 서비스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올해 2월 가수 겸 배우 차은우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모임통장을 출시한 신한은행은 최근 부부 및 커플 고객을 위한 모임통장을 선보였다. 기존 SOL모임통장과 달리 첫 화면에서 거래 내역을 우선 제공하고 공과금과 지방세 납부 등 생활비 관리 기능도 추가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부부, 자녀, 가족을 모두 포괄하는 '패밀리뱅킹' 서비스를 KB스타뱅킹에서 출시했다. 부부의 생활비 통장부터 미성년 자녀의 계좌, 가족의 보험과 기념일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부부 영역에선 기존 모임통장 기능을 활용해 생활비 통장을 함께 관리할 수 있으며 연금 공유 기능을 이용해 부부의 연금 자산 현황을 확인하고 노후자금을 설계할 수 있다. 자녀 영역에선 10대 특화 플랫폼 '스타틴즈'와 연계해 부모가 자녀의 예금, 적금, 펀드 등을 가입하고 관리할 수 있다. 가족 영역에선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족 구성원의 보험 내역을 한 번에 확인하거나 생일과 기념일을 등록해 알림을 받을 수 있다.

토스뱅크도 모임통장에 아파트 관리비 자동납부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 기존 개인통장에서만 가능했던 관리비 자동납부를 모임통장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 기능은 공동모임장도 등록하거나 변경할 수 있으며 권한을 가진 모임원 전체의 동의 투표 절차를 거쳐 운영할 수 있다.

지방은행과 상호금융권에서도 뒤늦게 모임통장 '전쟁'에 참전하고 있다. iM뱅크는 올해 초 모임통장을 리뉴얼했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간편 가입이 가능하며 최대인원 100명까지 모임원을 모을 수 있다. 파킹통장으로도 활용 가능하며 실적에 따른 금리 우대가 적용돼 최대 연 2.01%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최종잔액이 100만원 이상 500만원 이하 구간일 경우 연 1.00%포인트 우대, iM 뱅크를 통해 모임회비를 자동이체 납부 신청한 모임원 수 1명 추가 시 연 0.20%포인트(최대 연 1.0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급한다.

부산은행도 지난 6월 모임통장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입출금 통장을 모임통장으로 전환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모바일뱅킹에서 모임통장 신규 개설 시 모임관리서비스를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가입되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모임통장 서비스를 출시했다. 모임주는 모임게시판을 통해 간편하게 모임일정이나 공지사항을 모임원과 공유할 수 있으며, 모임원은 모임소식 알림을 설정하면 회비규칙 변경, 공지사항 등록 등 모임 관련 중요 사항을 안내받을 수 있다.

경제금융부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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