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이달 예정된 인도 정부의 상품·서비스세(GST·Goods and Services Tax) 개편이 내수 주도의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는 핵심 계기가 될 것이란 국내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미국발 관세 충격을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가 확인될 경우, 인도 증시의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소비재 업종의 매력도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9일 '신흥국 전략: 인도 GST 2.0의 의미' 보고서에서 "해당 정책(GST 개편)은 정부가 2월에 발표한 소득세 인하 정책과 누적 100bp(1bp는 0.01%포인트)의 금리 인하에 이어 가장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AFP연합뉴스
오는 22일 시행되는 GST 2.0은 기존 4단계(5%, 12%, 18%, 28%)로 구성된 세율 체계를 3단계(5%, 18%, 40%)로 단순화하는 게 골자다. 세부적으로는 생활필수품과 농업 관련제품의 세율이 일괄 5%로 완화되고, 자동차·가전 등 주요 내구재는 28%에서 18%로 인하되는 반면, 담배·탄산음료·럭셔리카와 같은 사치·기호품은 40%의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김 연구원은 "기존 정책들이 가처분소득을 높여 소비 확대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면 이번 GST 인하는 체감물가를 낮춰 소비 심리에 직접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지며 소비 모멘텀 강화 측면에서 보다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정책 시행 시점이 나바라트리(9월22일 ~10월2일)와 디왈리(10월18일~10월23일) 등 인도의 대표적 축제 시즌과 겹치면서 그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이번 조치는 대미 관세로 인한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50% 관세 부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대미 수출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는 노동집약적 제조업(섬유·의복·주얼리 등)"이라며 "내수 모멘텀이 강화될 시 이러한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하면서 경기 하방 리스크를 완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따라 김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GST 2.0 시행은 내수 주도의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는 핵심 계기가 될 전망이며, 인도 경제의 구조적 성장 스토리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증시의 경우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지속될 시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 상존하며 지수 상방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내수 회복세가 본격적으로 확인된다면 투자심리는 점진적으로 개선되며 FMCG(fast-moving consumer goods)·자동차 등 소비재 업종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