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과 관계 좋다…배터리 전문가 불러오는 것 검토'(종합)

트럼프 "한국과 방금 무역협정 체결"
베터리·조선 전문가 불러 훈련 투입해야
트럼프 "한국 우려 이해…검토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노동자 수백 명이 미 이민 당국 단속에 적발돼 구금된 사건과 관련해, 이번 일로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US오픈 테니스 남자 결승전을 관람한 뒤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돌아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로 한미 관계가 긴장될 것이라고 보느냐"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정말 좋은 관계다. 우리는 방금 무역 협정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속 직후 강경한 반응을 보였던 것에 비해 한결 누그러진 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속 다음날인 지난 5일 백악관에서 "내 생각에는 그들은 불법 체류자였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자기 일을 했을 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지난 4일 미 이민 당국은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단속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한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한국 정부는 구금된 이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영사 면담에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지금 미국에는 배터리를 제대로 아는 인력이 없다면 일부 전문가를 불러들여 우리 노동자들을 배터리 제조, 컴퓨터 제조, 조선 등 복잡한 작업에 투입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상황을 검토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미 잃어버린 산업이 많다. 인력을 양성하는 방법은 해당 분야에 능숙한 사람을 불러 일정 기간 머물게 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문가를 불러들여 우리 국민을 훈련시켜서 그들(미국인)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 정부가 외국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도 정작 취업·노동 비자 발급이 부족하다는 불만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한국이 제기한 우려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미국 내 비자 발급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해외 인재는 받아들이되 불법 고용·불법 체류 문제에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기존 원칙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본인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에 투자하는 모든 해외 기업들에 우리 국가의 이민법을 존중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미국은 해외 투자를 환영하며, 뛰어난 기술을 지닌 인재들이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들어와 세계적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길 권장하다"며 "미국 정부는 이를 신속하고 합법적으로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가 그에 대한 대가로 요구하는 것은 여러분이 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훈련시키는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우리나라를 생산적으로 만드는 것 뿐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은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과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일명 '국경 차르' 톰 호먼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호먼은 이날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현대차 조지아 공장에서 이뤄진 것과 같은 대규모 압수수색 및 체포 등 이민 단속을 확대할 것이냐는 물음에 "짧게 말해서 그렇다"며 "우리는 더 많은 현장 단속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도 이번 단속 사태를 두고 대규모 대미 투자 유치와 제조업 부흥을 강조해온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에서 모순된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이번 단속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 경제 기조인 '미국 내 제조 확대' 정책과 이민 단속 강화가 서로 상충하고 있음을 드러냈다고 짚었다.

국제부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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