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에 가려진 '본래 모습' 또렷하게…AI로 영상 복원'

시간의 연속성을 분석해 손상된 영상을 선명하게 복원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KAIST는 바이오 및 뇌 공학과 장무석 교수 연구팀과 김재철AI대학원 예종철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움직이는 산란 매질 너머의 숨겨진 영상을 복원할 수 있는 '비디오 디퓨전 기반의 영상 복원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왼쪽부터) 예종철 교수, 권태성 박사과정, 송국호 박사과정, 장무석 교수. KAIST 제공

산란 매질은 안개·연기·불투명 유리·피부 조직 등 빛의 경로를 무질서하게 섞어 시각 정보를 왜곡하는 물질을 일컫는다.

개발된 기술은 시간 축 정보의 정합성을 활용해 흐릿하거나 손상된 영상을 디퓨전 모델로 되살릴 수 있게 한다.

공동연구팀은 기존 AI 복원 기술이 훈련된 데이터 범위에서만 성능을 발휘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광학 모델과 비디오 디퓨전 모델을 결합한 새로운 복원 방식을 채택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안개가 자욱한 도로에서 자동차 전조등을 켜도 시야가 흐릿하게 보이는 현상 또는 김 서린 욕실 유리창 너머의 모습이 왜곡돼 보이는 등의 빛이 흐트러진 환경에서도 본래 형상대로 선명하게 영상을 복원할 수 있다.

특히 시간에 따라 산란 환경이 변하는 경우에도 안정적으로 영상을 복원할 수 있도록 연속된 영상의 시간적 상관관계를 학습한 디퓨전 모델을 도입해 다양한 거리·두께·잡음 조건에서도 기존 최고 성능의 복원 모델보다 우수한 영상 복원 결과물을 얻었다.

또 별도의 학습 없이도 영상 속 안개 제거와 영상 화질을 개선(고해상도 프레임 생성), 블라인드 디블러링(흐린 영상 선명화) 등을 적응적으로 반영해 영상을 복원할 수 있는 최적화 기법을 도입함으로써 '비디오 디퓨전 기반 영상 복원 기술'이 범용 복원 프레임워크로 확장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광학 측정 구성도 및 손상 영상 복원 결과. KAIST 제공

범용 복원 프레임워크로 확장했을 때는 혈액과 피부 속을 들여다보는 비침습적 의료 진단과 화재 현장의 연기 속 인명 구조, 벽에서 반사된 빛으로 영상을 복원하는 비시선 영상, 안개 낀 도로에서의 안전 운전 보조, 불투명 유리 또는 플라스틱 내부의 산업 검사 등 일상과 산업계 전반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공동연구팀은 내다본다.

권태성 KAIST 박사과정은 "시간 상관관계를 학습한 디퓨전 모델이 '움직이는 산란 매질 너머의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복원하는 광학 역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며 "앞으로는 안개 제거, 영상 화질 개선, 블라인드 디블러링 뿐 아니라 빛의 시간적 변화를 역추적해야 하는 각종 광학 역문제로 연구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KAIST 바이오 및 뇌 공학과 권태성·송국호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AI 학술지 'IEEE Transactions on Pattern Analysis and Machine Intelligence(TPAMI)'를 통해서도 소개됐다.

세종중부취재본부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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