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내년 기금을 포함한 보건복지부 예산이 올해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137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29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복지부 예산이 137조6480억원 편성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125조4909억원보다 9.7%(12조2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복지부 예산 증가율은 전체 정부 예산안의 증가율 8.1%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부 예산 증가분 54조7000억원 가운데 복지부 증가분이 20% 이상을 차지한다. 정부 전체 예산 가운데 복지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18.6%에서 내년엔 18.9%로 높아진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국민의 기본적 삶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와 지역·필수·공공의료 확충 등을 통한 국민 건강 보호에 중점을 두고 2026년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공적연금 관련 예산이 55조5189억원으로 전체 복지부 예산의 40.3%를 차지했다. 올해 49조3432억원보다 12.5%(6조1757억원) 증액됐는데, 복지부 예산 증가분의 절반 이상(50.8%)을 차지한다.
예산안 세부 항목을 보면, 내년에도 저출산 대응과 노인 돌봄 등의 예산을 대폭 늘렸다. 노인 관련 예산이 29조3161억원으로 전년 대비 6.8%(1조8748억원), 아동·보육 예산은 6조1149억원으로 16.9%(8851억원) 증가했다.
저소득층의 빈곤 완화를 위해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고 수준인 6.51% 인상하고 생계급여액도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최대 12만7000원, 연간 153만원을 인상하기로 했다. 의료급여 대상자를 선정할 때는 부양비를 폐지하고 요양병원 간병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보건의료 부문에서는 의료 서비스의 지역 격차를 줄이고 필수·공공의료를 확충하는 데 집중한다. 심뇌혈관 질환, 모자의료 분야 필수의료 지원을 강화하고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는 1000억원 규모의 융자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올 상반기까지 지속된 의정 갈등으로 인한 공백을 막기 위해 전공의 지원에 투입됐던 예산 2768억원은 내년엔 절반 가까이 줄어 1461억원에 그친다. 대신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내외, 외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 필수과 전공의 책임보험료 지원이 올해 50억원에서 내년엔 82억원으로 늘어난다.
자살 예방 및 정신건강 분야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마약류 중독자 치료비 지원과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인력 확충 등 정신건강 증진사업 예산도 올해보다 59억원 많은 1377억원이 편성됐다.
이밖에 바이오헬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예산이 지난해보다 13.9% 늘어난 1조1232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다. K-바이오 백신펀드와 임상3상 특화펀드, 등 제약산업 투자 촉진과 공급망 강화 지원에도 올해보다 6배 이상 많은 1194억원이 투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