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영기자
국제 금 가격은 4월 중순 이후 계속 박스권에 갇혀 있다. 여전히 연초 대비 수익률은 30%를 넘어 S&P500과 S&P GSCI 원자재 인덱스 모두를 압도하고 있지만 5월부터 더 오르지 못하고 있다. 29일 대신증권은 '중국 주식의 상승, 금 거래 규제가 작동하고 있단 근거 '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강력한 개인 금 매수 규제와 함께 미국 연준(Fed)의 금리 인하 때문에 금값이 당분간 오르기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금 가격이 발목 잡힌 원인은 중국에 있다. 중국 개인들은 2023년말부터 금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 4월만 하더라도 전세계 금 현물 ETF 순매수 거래 중 53%가 중국 때문이었다. 하지만 5월부터 추세가 반전됐다. WGC(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금 현물 ETF에서 자금 유출이 확인됐다.
지난 5월 중국 당국은 개인들의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이 아닌 부가가치가 전혀 창출되지 않는 금으로만 유입되는 것을 우려해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와 ▲신용대출을 통한 금 매입 단속을 강화한 바 있다. 비트코인 거래가 차단된 가운데 금 매입까지 어려워지자 중국 개인 자금 일부가 주식 시장으로 이탈했다.
9월이후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고돼 있다. 따라서 지금은 글로벌 유동성이 팽창하는 구간이다. 유동성이 늘어날 때는 전통 안전자산인 금보다 성장주와 같은 위험자산이 선호될 수밖에 없다. 2020년 8월에도 유동성이 급격히 팽창하자 S&P500은 이를 따라간 반면 금 가격은 오히려 하방 압력에 노출된 바 있다.
최근까지 글로벌 유동성은 미국을 빼고 팽창했다. 중국과 EU는 연초부터 지금까지 6.5조달러, 전세계 신규 유동성의 76%를 쏟아냈다. 그동안 미국은 불과 0.4조달러만을 풀었다. 하지만 이제 미국은 금리 인하를 통해 유동성 파티에 동참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전통 안전자산인 금보다 위험자산이 선호되는 시장"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금이 비관적이란 의미가 아니라, 단지 과거의 경험상 유동성에 기반한 중단기 전략을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