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지도 앱 켜고 길 찾기, 앱에서 기차표·영화 예매하거나 송금하기, 키오스크에서 음식 주문하기, 카카오톡 이용해 정보 확인하기…'
일상 생활에서 디지털 기기 조작을 통해 이뤄지는 대표적인 활동이다.
교육부가 우리나라 성인 디지털 문해능력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디지털 기본 활용·디지털 정보 활용·디지털 의사소통·디지털 기반 문제해결' 등의 분야에서 전국 18세 이상 성인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인 4명 중 1명은 일상생활에서 디지털 기기나 기술을 사용하는 데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교육부가 발표한 '제1차 성인디지털문해능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의 기본적인 디지털 기기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수준 1' 성인은 전체의 8.2%(약 350만 명)으로 집계됐다.
기본적인 이해와 기기 조작이 가능하지만 일상생활에 활용하기에는 미흡한 '수준 2' 성인은 전체의 17.7%(약 758만 명)였다. 25.9% 가량은 디지털 기기나 기술 활용에 미숙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디지털 문해능력 격차는 지역·학력·소득·연령에 따라 차이가 두드러졌다.
전체 대비 '수준 1' 인구 비율은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연령이 높을수록, 도시보다는 농산어촌에서, 학력이나 소득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60세 이상 성인은 10명 중 2명(23.3%), 중학교 졸업 학력 이하 성인은 10명 중 3명(34.6%), 월 가구 소득 300만 원 미만 성인은 10명 중 3명(25.9%)이 디지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경험이 부족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반해, 청년층에 해당하는 18~39세 인구의 경우 디지털 문해능력이 부족한 '수준 1' 성인은 전체 18~39세 인구의 0.8%에 그쳤다.
응답자 중 29.9%는 '성인을 위한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 제공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이중 62.1%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디지털 문해능력 향상을 위한 의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문해교육 참여를 희망하는 이유로는 '빠른 세상 적응 및 자신감 향상'이 77.6%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일상생활 불편 해소'(70.9%), '새로운 일 시작 준비(이직, 창업, 취업)'(17.8%) 순이었다.
교육부는 전체 대비 '수준 1' 성인 비율이 연령대가 높을수록, 도시보다는 농산어촌에서, 학력이나 소득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인 대상 인공지능(AI)·디지털 평생교육 지원을 보다 강화할 예정이다.
먼저, 찾아가는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 '한글햇살버스'를 통해 문해교육 접근성이 낮은 성인도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쉽게 디지털 기기·기술 활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민간기업, 공공기관 등과의 협력해 은행, 매장 등 학습장을 확보하고 현장 실습과 체험을 통해 일상생활 속 디지털 문제해결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저소득층 성인 및 노인(65세 이상) 대상 평생교육이용권 지원, 30세 이상 성인 대상 디지털 평생교육이용권(AID 커리어 점프패스) 지원을 통해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른 인공지능(AI)·디지털 평생교육 참여 격차를 완화할 예정이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이번 제1차 성인디지털문해능력조사를 계기로 디지털 기기·기술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성인의 규모와 특성에 대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교육부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디지털 기기·기술에 친숙하지 못한 성인들이 소외되지 않고 일상생활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