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폐기 의혹' 한덕수, 내란 특검 출석

특검, '계엄 가담·방조 혐의' 소환 조사
'계엄 선포 직후' 추경호와 7분 이상 통화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방조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 의혹 등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에 대한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 전 총리는 19일 오전 9시25분께 내란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청사에 도착해 "여전히 내란에 가담하거나 동조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올라갔다.

한 전 총리는 불법 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방조·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전 총리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계엄 이후 작성한 문건에 서명했으나 며칠 뒤 '사후 문건을 만들었다는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없던 일로 하자'라고 요청했고, 결국 문건이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계엄선포 후 "계엄에 찬성하는 국무위원이 없었는데 괜찮냐"라고 묻는 등 계엄의 적법성과 해제 필요성을 따진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아울러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헌법재판소와 국회 등에서 위증한 혐의도 받는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월 국회에서 계엄 선포문에 대해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될 때까지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나중에) 양복 뒷주머니에 있는 것을 알았다"고 증언했지만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문건 등을 챙겨 살펴보는 장면이 담긴 대통령실 CCTV를 확보한 상태다.

특검팀은 계엄 선포 직후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한 전 총리와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12분에 추 전 원내대표와 한 전 총리가 7분 이상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는데, 당시 통화에서 한 전 총리는 추 전 원내대표에게 "국무위원들이 모두 반대했는데 대통령(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강행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이 같은 사실을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을 조사하면서 조 의원에게 제시했다고 한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한 전 총리 자택 등 3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한 전 총리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은 6시간가량 진행됐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 강 전 부속실장 자택도 포함됐다. 한 전 총리는 지난달 2일 특검팀에 출석해 장시간 조사받은 바 있다.

사회부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사회부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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