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기자
한샘이 외부 출신 임원 영입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의 구조와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2021년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이후 전통적인 '올드 보이(OB) 중심' 체제를 벗어나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뉴페이스를 전면 배치하며 조직 재편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한샘 상암 사옥. 한샘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최근 조원기 전 컬리 전략운영총괄 본부장을 통합품질본부장(상무)으로 영입했다. 조 본부장은 델 테크놀로지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기업에서 전략·운영을 담당하다 2020년 컬리에 합류, 공급망 관리(SCM)·리스크 관리·커머스 전략 운영 전반을 맡아온 인물이다. 한샘은 "조 상무는 글로벌 기업과 국내 유니콘에서 유통과 품질 관련 경험을 두루 갖춘 인재"라며 "데이터 기반 품질관리와 고객 중심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상무가 이끄는 통합품질본부는 이번 개편에서 신설된 핵심 조직이다. 제품·시공감리·고객센터·사후관리(AS) 조직을 한데 묶어 품질관리 체계를 일원화하고, 현장 피드백을 신속히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 측은 "제품과 서비스 전반에서 일관된 품질 관리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한샘은 올해 들어 자회사 한샘개발의 AS 부문을 본사로 편입하는 한편 건물 관리 사업은 정리하는 등 비핵심 사업을 가다듬고 있다. 조직 효율화와 고객 접점 기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다. 한샘은 기존 8본부 체제에서 경영지원본부와 통합품질본부를 새로 설치하며 본사 직할 기능을 강화했다. 전략기획실 등은 경영지원본부로, 고객 경험(CX) 관련 부서는 통합품질본부로 흡수됐다. 회사는 이를 통해 서비스 전 과정에서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품질 개선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한샘의 변화는 특히 인적 구성에서 두드러진다. 과거 한샘 임원단은 20년 이상 근속한 OB 중심으로 짜였다. 그러나 IMM PE에 인수된 이후 외부 영입을 통한 임원단 교체가 빠르게 진행됐다. 현재 상무급 이상 임원 가운데 IMM 인수 이전부터 자리를 지켜온 인사는 단 한 명도 없다. 중국 법인을 이끌던 이창욱 상무가 최근 회사를 떠나면서 사실상 세대교체가 완결된 셈이다. IMM 체제 아래에서 한샘은 기존 인사 운영을 접고 외부에서 전문 경력을 쌓은 인재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택했다.
한샘의 변화가 임원단 세대교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IMM PE 인수 이후 3년간 550여명 이상이 회사를 떠나면서 사실상 전사적 인력 재편이 이뤄졌다. 인수 첫해 2540명이던 임직원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1993명에 그친다. 이 같은 인력 감축과 조직 개편 배경에는 가구 시장 위축과 실적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2021년 영업이익 693억원에서 지난해 312억원으로 급감했으며, 매출도 같은 기간 2조2312억원에서 1조9083억원으로 줄며 성장세가 꺾였다.
한샘은 리하우스, 홈퍼니싱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조직 개편을 바탕으로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품질을 개선해 고객 경험을 향상하고 브랜드의 선망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샘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품질관리체계를 일원화해 현장의 목소리를 즉각 반영하고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품질 개선을 이루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