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민기자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은행권 경쟁이 치열하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뿐 아니라 인터넷은행과 상호금융권에서도 목돈 마련을 위한 적금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신생아를 위한 첫 통장부터 청소년까지 사로잡으려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미성년자 고객을 위해 다양한 은행 적금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금리는 최저 2%에서부터 최고 12%, 월 납입한도의 경우 2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다양하다. 5대 은행들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아이통장 만들기'와 같은 아이 관련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갓 태어난 아이를 겨냥한 대표적인 상품은 하나은행의 '하나 아이키움 적금'이다. 아동 양육을 위한 수당 수급자 및 임산부와 다자녀 가구에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만기는 1년이며 월 최대 3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으며 5만좌 한정으로 올해 12월31일까지 판매한다. 기본금리는 2%이며,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양육수당 수급 또는 임산부(2%), 당행 주택청약종합저축 보유(0.6%), 아이 미래 지킴 서약(1%), 하나 합 서비스 가입(0.3%), 마케팅 동의(0.1%)다. 여기에 자녀 수가 2명인 경우 1%, 3명 이상이면 2%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8월 비슷한 성격의 'KB아이사랑적금'을 출시해 지난 1일 자로 5만좌 모두 판매했다.
상호금융권에서는 새마을금고 '아기뱀적금'이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상품은 지난해 새마을금고가 저출생 극복 지원 목적으로 만든 '용용적금'의 후속작이다. 1년 만기에 월 납입한도는 20만원이며 가입자 5만명 한정 최고 연 12%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금리는 연 10%이며, 다자녀인 경우 우대금리가 제공돼 둘째 아이는 연 11%, 셋째 아이 이상은 연 12% 금리가 적용된다. 인구감소지역 출생아는 아이 수와 관계없이 연 12% 금리가 적용된다.
우대금리를 쉽게 적용받고 싶다면 토스뱅크의 '아이적금'이 있다. 월 납입한도가 20만원이며 금리는 2.5~5%다. 보호자가 토스뱅크 통장에서 해당 적금으로 자동이체 설정만 하면 2.5%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만기 시 자동으로 재가입할 수 있으며 중도 인출도 두 번 가능하다.
금리는 낮지만, 월 납입한도가 높은 상품은 청소년 대상인 경우가 많다. 국민은행의 'KB Young Youth 적금'과 신한은행의 '신한MY주니어 적금'은 최고 금리가 3.4%지만, 월 납입한도가 각각 300만원과 100만원으로 신생아 관련 적금보다 크다. 국민은행 상품은 당행에 가족 고객으로 등록된 가족 수가 3인 이상인 경우 연 0.2%, 계좌 간 자동이체로 적금에 입금된 입금건수가 8회 이상인 경우 0.1%, 아동수당 3회 이상 수령 시 0.1%,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 및 보유 시 최대 0.4%, 연령이 만0세, 7세, 13세, 16세, 19세인 경우 0.5%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신한은행의 경우도 주택청약종합저축, 자동이체, 아동수당 수급, 체크카드 결제 실적 등으로 최대 1%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 아이행복적금2'와 농협은행의 'NH올원TEENZ적금'은 월 납입한도가 50만원이며 금리는 최고 기준 각각 3.65%, 3.8%다. 우리은행의 경우 경찰청 지문사전등록 후 신고증을 제출하면 1%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농협은행은 생일이 있는 달에 신규 가입 시 0.2%, TEENZ 통장 가입 시 0.5%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금리는 없지만 청소년이 직접 저축하고 꾸밀 수 있도록 만든 상품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2일 'mini 내맘대로 저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청소년들이 직접 저금 목표를 세우고 용돈을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로, 목적과 취향에 따라 꾸밀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징' 요소를 추가했다. 저금통을 최대 10개까지 만들 수 있으며 목적에 맞는 이름을 붙여 지출 계획에 따라 활용 가능하다. 각 저금 화면을 자신이 원하는 사진, 배경, 색상 등으로 꾸밀 수 있다. 돼지저금통 캐릭터를 활용한 '돼지 밥주기' 기능도 도입해 캐릭터를 터치하면 10원이 자동 저금되고 누적 금액에 따라 캐릭터 반응이 달라지도록 만들었다. 최대 50만원까지 저금할 수 있다.
5대 은행에서도 청소년 전용 플랫폼을 만드는 데 분주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KB스타틴즈'를 선보였다. 은행 방문없이 휴대폰 본인인증만으로 회원 가입이 가능하며 청소년 전용 선불지갑인 '포켓'을 만들 수 있다. 이 포켓을 통해 수수료없이 송금하거나 입금할 수 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입출금 거래와 CU편의점에서 충전 거래도 가능하다. 편의점, 올리브영, 다이소에서 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포켓 전용 카드도 발급받을 수 있다. 한국사 매일 퀴즈 등 교육 분야 콘텐츠도 탑재했다. 국민은행은 연내 기존 만 14세 이상이었던 가입 연령을 만 6세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협은행도 지난해 말 NH올원뱅크 내에 청소년 전용 플랫폼 '틴즈'를 탑재했다. 청소년들이 자주 찾는 식당의 할인 쿠폰을 제공하거나 용돈관리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금융교육도 받을 수 있도록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