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박창원기자
윤이나 선수가 지난해 제주 블랙스톤 골프장에서 열린 '제11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축하 세리머니로 동료들로부터 물 세례를 받고 있다. 박창원 기자
오는 8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2025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에서, 일반 갤러리가 아닌 선수 바로 옆 로프 안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로프 인사이드 입장권'이 최고 200만 원에 판매돼 논란이다.
해당 티켓은 관람객이 캐디복(빕)을 착용한 뒤 선수와 함께 전 구간을 이동하며 관람하는 형태로 운영되며, 한 조당 2명씩 동행할 수 있도록 제한됐다. 마지막 날을 제외한 3일간 입장이 가능한 티켓은 150만 원, 챔피언조 티켓은 200만 원에 판매되며 조에 따라 가격 차별화가 적용됐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골프 팬들과 일부 제주도민 사이에서는 벌써 부터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골프에서 '갤러리'란 용어가 선수와 거리를 둔 채 로프 밖에서 관전하는 전통에서 비롯됐음에도 불구하고, 고가 입장권 구매자에게 선수 옆 동행 특권을 부여한 것은 공정성 훼손이라는 지적이다.
한 제주 지역 골프 팬은 "일반 갤러리는 울타리 밖, 고액 티켓 구매자는 선수 옆, 이게 과연 공정한 스포츠 관람인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도민은 "지방 공기업이 주최한 대회에서 고가 체험 상품을 파는 건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기획한 대행사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가격은 대행사에서 자체적으로 책정했고,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다. 이는 수익을 위한 상업 상품이 아니며, LPGA 국내 대회에서도 300만~400만 원에 판매된 전례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캐디복 착용은 로프 안에서 일반 갤러리와 구분하기 위한 조치일 뿐, 별도의 특혜는 없다."고 설명했다.
오는 8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2025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에서, 일반 갤러리가 아닌 선수 바로 옆 로프 안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로프 인사이드 입장권'이 최고 200만 원에 판매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프로그램을 승인한 KLPGA 관계자는 "직전 KLPGA 대회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이 운영된 바 있으며, 협회는 경기 규칙 및 운영 전반에만 관여한다. 대행사가 제안한 로프 인사이드 체험은 골프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허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LPGA는 단일 대행사가 시즌 전체를 운영하는 구조지만, KLPGA는 각 대회의 주최사가 개별 대행사를 선정하기 때문에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제주 모 대학 교수는 "이러한 고가 이벤트는 제주도민이나 일반 관람객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상품으로 제주도 공기업인 삼다수가 주최하는 대회라면, 지역 연계성과 관광객 유치에 더 적합한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이어 "기부 목적이라고 해도 200만 원대 입장권과 수십만 원대 레슨 상품은 공기업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자는 이번 대회 주최사이자 타이틀 스폰서인 제주개발공사(삼다수) 측에 여러 차례에 걸쳐 공식 입장을 요청했으나, 끝내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지역 공기업이 주최한 대회에서 이처럼 고가 상품이 판매된 데 대해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골프 업계 전문가는 "이번 사례는 국내 최초의 200만 원대 로프 인사이드 입장권 판매일 뿐 아니라, 관전 문화를 '상품화'해버린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기부라는 명분이 있다고 해도, 선수를 가까이서 따라다니는 방식은 선수의 집중력이나 경기 흐름에 영향을 줄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처럼 고가 체험 상품이 추가 논란 없이 확대될 경우, 향후 국내 골프 대회의 운영 원칙과 관전 문화 전반에 대해 여러 논란을 불러올 소지가 높아 KLPGA 차원의 명확한 기준과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