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아기자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금양의 소액주주연대가 3% 이상의 주식을 결집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사우디 기업의 4050억원 투자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이사 선임 안건 통과에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다. 주주들은 단순 지분 보유를 넘어 경영 참여와 회생을 위한 의사를 명확히 하며 회사와의 공동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 3월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 전시된 금양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심성아 기자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양 소액주주연대는 주식 결집률 3.13%(200만408주)를 달성했다. 상법상 지분 3%를 확보하면 회사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고, 주주제안, 이사·감사 해임 등을 요청할 수 있다.
17일 열리는 금양 임시주총에는 중대한 안건이 상정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기업 '스카이브 트레이딩&인베스트먼트(스카이브T&I)' 소속의 알 셰흐리 대표와 이태식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다. 이는 약 40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성사를 위한 선결 조건이다. 투자자인 스카이브T&I 측이 경영 참여를 전제로 자금 투입을 결정하면서 금양이 이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금양은 자금 조달을 통해 외부 감사인에게 재감사를 요청하는 등 상장폐지 실질 심사를 해소하려는 계획이다. 현재 금양이 부산에 짓고 있는 기장공장은 공정률이 80% 후반대로 자금만 확보되면 2~3개월 내 준공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주총 결과가 유상증자 성사와 기장공장 준공, 배터리 공급 계약 등으로 이어지는 만큼 금양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재형 금양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스카이브 측이 경영에 참여한다는 건 사우디 자본이 들어와 금양을 살리겠다는 의미"라며 "주주들은 회사와 한마음 한뜻으로 회사를 다시 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사측도 총력 대응에 나섰다. 류광지 금양 회장과 특수 관계자 지분이 26.5%에 불과한 상황에서 정관 변경 등 특별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3분의1 이상의 찬성 지분이 필요하다. 회사는 지난 7일부터 주주들로부터 의결권 위임 동의서를 받기 시작해 현재까지 100만주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