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외곽 모두 뜨거워졌다…열지표 전반 상승

지표면·체감온도 모두 2~3도 올라
도심 고온 외곽 확산…열섬 심화
온열질환자 다시 증가세로 전환

최근 3년 새 광주 전역에서 열 환경 지표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과 외곽을 가리지 않고 지표면 온도, 습도, 체감온도, 열지수 모두 뚜렷한 증가세를 보인다.

폭염 특보가 내려진 지난 2일 오후, 광주 남구 원산동에서 전기 노동자가 고소작업차에 올라 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이 다루는 전기는 2만2,900V로, 감전 위험을 안은 채 여름철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 고위험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송보현 기자.

광주기후에너지진흥원이 7일 발표한 '시원한 도시 조성을 위한 폭염취약상세지도 구축 기획연구'에 따르면 지난 2022∼2024년 여름철 광주의 열 환경 지표는 2019∼2021년보다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도심 지역 지표면 온도는 평균 36∼37도에서 38도 이상으로 올랐고, 체감온도도 평균 35∼36도에서 최고 38도까지 상승했다.

두 지표 모두 평균 2∼3도가량 높아진 것이다. 특히 도심의 상업·주거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고온지역이 외곽으로 확산하는 양상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열 확산의 범위와 강도가 동시에 커졌다고 분석한다.

온도와 습도를 반영해 더위의 강도를 수치화한 열지수도 평균 22∼24에서 24∼25로 상승했다. 열지수가 27을 넘으면 일사병 등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는데, 지표 상승과 함께 실제 온열질환자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광주지역 온열질환자는 2018년까지 급증했다가 이후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북구와 광산구 등 인구밀집 자치구에서 온열질환 발생 비중이 특히 높았다.

광주는 무등산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해발 200m 이하의 분지 지형으로 열이 쉽게 쌓이는 구조다. 여기에 수십 년간 이어진 도시화와 난개발로 녹지는 줄고 인공 포장 면적은 늘면서 열 축적과 방출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최근 아파트 입지가 천변과 산 주변에 몰리면서 바람길이 막혀 열섬현상이 심해졌다"며 "기후 위기까지 맞물려 광주의 기온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바람길 조성과 탄소저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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