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재테크]하반기에도 주가 상승세 이어질까

올해 상반기에 코스피가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하반기에도 주가지수는 상승하겠지만 상승률은 둔화할 전망이다.

올해 6월 말까지 세계 주가지수(MSCI 기준)는 전년 말보다 9.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흥국 주가지수 상승률이 13.7%로 선진국(9.1%)보다 높았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보다 28.0% 상승하면서 세계 평균 상승률을 3배 이상 웃돌았다. 코스닥 상승률도 15.2%로 세계 평균 이상이었다.

저평가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코스피가 오르고 있다. 코스피는 장기적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따라 상승해왔다. 2000~24년 명목 GDP가 연평균 5.9% 증가했고 코스피는 이보다 다소 높은 6.7% 상승했다. 명목 GDP로 코스피를 추정해보면 지난해 코스피는 24% 저평가되었다. 올해 2025년 명목 GDP가 2.9% 성장하면 적정 코스피는 3263 정도이다.

아직도 코스피가 저평가 영역에 있기에 더 오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코스피가 더 상승하기 위해서는 경기가 회복돼야 하고 증권시장으로 더 많은 자금이 들어와야 할 것이다.

우선 경기는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하게 회복될 확률이 높다. 경제 심리는 개선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에서 작성해서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가 6월 108.7로 2021년 6월(100.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소비심리 개선이 실제 소비 증가로 이어질 것인가에 있다. 소비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 가운데 하나인 소매판매가 올해 들어 5월까지 지난해 동기에 비해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른 가계 소득 증가로 소비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1~5월 중 전년 동기에 비해 1.0% 감소했던 수출도 6월에는 4.3% 증가하면서 회복 조짐을 보였다. 소비와 수출을 고려하면 1분기 0.0%(전년동기비)였던 GDP 성장률이 2분기부터는 서서히 올라가고 4분기에는 1%대 중반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회복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다.

다음으로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돼야 할 것이다. 우선 국내 자금은 은행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2022년 11월 4.29%였던 은행의 가중평균 예금금리가 올해 5월에는 2.63%로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 안팎에서 안정되고 있는 데다가 우리 경제가 능력 이하로 성장하고 있기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더 내리고 예금금리도 더 낮아질 확률이 높다. 이미 이를 반영하여 주식을 사기 위한 돈이 대폭 증가했다. 고객예탁금과 국내주식형 수익증권을 합한 금액이 지난해 말 116조 3900억원에서 최근에는 143조원이 넘을 정도로 급증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예금금리가 2%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코스피 배당수익률(2.0%)과 거의 비슷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 수급도 개선되고 있다. 외국인은 작년 8월에서 올해 4월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36조 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올해 5월 1조 3000억원, 6월 2조 7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수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변수는 원·달러 환율이다. 지난 4월에 1480원을 넘었던 환율이 최근에는 1350원대로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 등 환율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로 추정해보면 지난 6월 말 원 가치는 13% 정도 저평가됐다. 원화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외국인이 우리 주식을 더 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경기와 주식시장 유동성을 고려하면 코스피가 더 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상승세는 지나치게 가파르다. 필자가 하나의 통계 기법(호드릭-프레스콧 필터)으로 평가해보면 6월 말 코스피는 추세에서 위로 14% 정도 벗어났다. 이 괴리가 좁혀지는 과정에서 주가지수가 조정을 거칠 수 있는 만큼 경기나 유동성을 차분하게 지켜보면서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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