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영기자
최근 태광산업이 발행주식수 24.4%나 되는 자사주 전량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EB) 발행을 의결하자 2대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태광산업 사례처럼 자사주 소각을 피하기 위한 교환사채 발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대신증권은 '돈이 되는 ESG' 보고서를 통해 자사주 교환형 EB 발행 기업 수는 2022년 19건에서 2023년 26건, 2024년 31건으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17건이 자사주 교환형 EB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경연 대신증권 책임연구위원은 "특히 올해 상반기 EB 교환대상 자사주 비율이 72.1%에 달한다는 점은 기업들이 자사주를 보다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행동주의펀드 및 소액주주 연대 등에서는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라는 목소리를 내왔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 주식 수가 줄어 1주당 가치가 오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EB 발행을 통해 자사주 처분을 선택하는 기업들에 대한 '자사주 소각 피하기 꼼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사주 교환형 EB 발생소식이 전해져 지난달 30일 하루동안 주가가 11.24% 급락한 태광산업이다. 태광산업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자사주 전량인 27만 1769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3186억원 규모 EB 발행을 의결했다. 태광산업은 EB를 발행해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공시했다.
태광산업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29일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은 교환권 행사 시 사실상 3자 배정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가 있는 만큼 기존 주주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가처분 신청과 함께 해당 결정을 한 이사들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