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수십마리 도살 나선 짐바브웨…'고기는 주민에 나눔'

"생태 수용 능력 이미 크게 넘어서"
지난해에도 약 200마리 도살 허가

남부 아프리카의 내륙국인 짐바브웨가 코끼리 약 50마리를 살처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코끼리 개체 수가 늘어나 수용 가능한 범위를 초과한 탓이다.

AFP 통신 등 외신은 지난 3일(현지시간) 짐바브웨 공원·야생동물관리청이 대규모 코끼리 도살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짐바브웨 남부에는 '세이브 밸리 보호구역'이 있는데, 이 지역엔 현재 코끼리 약 2550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짐바브웨 국립공원의 코끼리. 로이터연합뉴스

당국은 "보호구역의 생태 수용 능력은 코끼리 800마리로 이미 수용 능력을 크게 넘어섰다"며 "해당 지역 코끼리 개체 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 50마리를 목표로 '코끼리 관리 연습'을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세이브 밸리 보호구역에서 최근 5년간 코끼리 개체 수를 점진적으로 줄여왔으며,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약 200마리를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켰다고도 전했다.

도살된 코끼리에서 나온 고기는 인근 주민들에게 분배되며, 상아는 정부가 안전하게 보관할 방침이다. 짐바브웨는 상아 무역 금지 조처에 따라 비축분을 판매하는 게 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짐바브웨 정부는 지난해에도 코끼리 200마리 대량 살처분에 나선 바 있다. 당시엔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식량난에 직면한 지역사회에 고기를 공급하기 위한 조처였다. 당시 코끼리 사냥 허가증을 발급했던 관리청 대변인은 "코끼리 개체 수가 8만4000여마리에 달하기 때문에 200마리는 바다에서 물 한 방울 건지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허가증이 발급되는 대로 조처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짐바브웨는 이웃 나라인 보츠와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코끼리가 서식하는 국가다. 두 나라는 코끼리 등 아프리카 동물을 주요 관광 자원으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