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직후 퇴임하는 이복현 '금융개혁은 경제구조 개선의 시발점'

임기 채운 네 번째 원장
퇴임 후 연구원으로 이동 관측
공과 과 뚜렷하다는 평가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금감원은 차기 금감원장이 임명되기 전까지 이세훈 수석부원장 체제로 운영된다.

이 원장은 5일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퇴임식을 열고 "금융개혁은 생산성 확보를 위한 경제구조 개선의 시발점이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우리 경제의 현실을 고려할 때, 지금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문제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하고 필요한 제도개선을 이루는 등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매우 중대한 시기"라며 "당국과 금융회사, 기업, 투자자 등 모든 참여자가 지속적인 금융개혁을 위해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금융의 사안과 관련하여 초기 대응이 부적절하다면 이는 결국 시장안정과 검사·제재 등을 담당하는 우리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기관 간 업무 범위가 불명확하고 여러 기관에 걸쳐 있어 보이더라도 금융전문가 조직으로서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등장부터 퇴임까지 3년 내내 주목을 받았다. 그는 금감원장 출범 이후 최연소 금감원장이자 첫 검찰 출신으로 모두의 관심을 받았다. '윤석열 사단의 막내', '윤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수식어도 따라붙었다.

금융업계에서 이 원장에 대해 위기 때마다 신속한 메시지를 던지며 사태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평가를 한다. 대표적으로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이다. 기업 구조조정은 채권단 간의 이해관계, 기업의 방어적인 태도로 인해 그 과정이 지난하고 예상외의 변수가 많은 작업이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 워크아웃부터 부동산 PF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직접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에 PF 관련 손실 인식을 명확히 하고,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도록 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경기침체에 따른 충격 등에 금융회사들이 더 잘 대응할 여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후 금감원은 PF 사업장 세부 데이터를 구축하고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개선했다. PF 구조조정 1년 만에 부실 PF(23조9000억원)의 53%(12조6000억원)를 재구조화 중이다.

언론과의 소통도 눈에 띄었다. 그는 3년간 언론과 98회에 달하는 백브리핑을 진행했다. 주요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뿐만 아니라 대외 소통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는 퇴임사에서도 "금융이 '심리'라면, 금융감독은 '메시지'"라며 "시장 및 언론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큰 법이다. 이 원장 재임 기간 금융회사의 검사 방식과 언론 브리핑이 감독당국이 아닌 검찰 스타일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범수 전 카카오 대표가 금감원 포토라인에 선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원래 검사 결과를 확정하면 최종 브리핑을 가졌으나, 이 원장 취임 후 중간 검사 결과를 발표해왔다.

특히 금융 정책에 대해 감독당국 수장인 이 원장이 직접적인 발언을 한 점도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7~9월 가계부채와 관련한 메시지 혼선이 그 예다. 당시 이 원장은 은행들의 가계대출에 개입하겠다는 발언을 했고, 시장 혼선이 빚어지자 "실수요자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된다"고 입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상법 개정 이슈의 경우 금융위원회와 엇박자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금감원은 감독기구의 책임을 갖고 있지만, 이 원장이 정책 발언을 주도적으로 하며 정책 일관성을 떨어뜨렸다는 비난이 나왔다.

경제금융부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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