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75분간의 전화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핵 문제 등 주요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보복 의사만 확인하는 등 휴전을 끌어낼 수 있는 논의 수준에는 전혀 이르지 못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게시해 통화 사실을 알리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항공기 공격과 양측이 진행 중인 다양한 공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좋은 대화였지만 즉각적인 평화로 이어질 수준은 아니었다"며 "푸틴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공군 기지 공격에 대해 대응할 것이라는 매우 강력한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의 장거리 폭격기 등 항공 자산을 대거 파괴한 데 대해 푸틴 대통령이 보복을 시사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24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다짐했지만, 푸틴 대통령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취임 4개월여가 지난 이 시점까지도 아직 종전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러시아 추가 제재를 검토하는 등 대러 압박 수위를 올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란이 결정을 내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푸틴 대통령에게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난 우리가 공감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이란과의 논의에 참여할 것이고, 신속한 해결책을 찾는 데 그가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이 매우 중요한 문제(핵 문제)와 관련한 결정에서 천천히 움직여 왔다"며 "우리는 매우 짧은 시간 내에 답을 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연결된 우라늄 농축의 중단, 제재 해제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