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이준경기자
어린이날 전남 완도의 한 리조트에서 투숙객 14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리조트 안전관리자 A씨가 경찰에 입건됐다.
전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2일 리조트 관리 소홀로 일산화탄소 누출 사고를 야기해 투숙객 다수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업무상 과실치상)로 리조트 안전관리자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는 지난 5일 어린이날 연휴와 지역 축제가 겹치면서 투숙객이 몰린 가운데 발생했다. 피해자는 총 14명으로, 이 중 11명은 4층의 4개 객실에서, 나머지 3명은 3층과 6층 객실에서 각각 2명, 1명이 중독 증상을 보였다. 피해자 중에는 10대 청소년 5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가스 누출 지점은 부상자가 집중된 4층의 온수 보일러실로, 현장 합동 감식에서 해당 보일러 물통 부근에서 가스 누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발견됐다. 사고 당시 해당 층에는 가스 경보기가 설치돼 있었으나, 일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섰음에도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리조트는 평일에는 운영하지 않고 금요일~일요일만 영업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객실 수는 109개에 달했지만, 운영·안전 관리를 맡은 인력은 단 1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돼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정밀 감식을 진행 중이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