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원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3일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우리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가 좌우될 수 있는 중대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국민적인 통합이 매우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일 제주특별자치도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행은 이날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7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그동안 통한의 세월을 눈물로 견뎌오신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당선인 신분으로 추념식에 참석한 뒤 2023년과 지난해 모두 불참했다. 한 대행은 총리 신분으로 2023년과 지난해 참석했고, 올해도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으로 추념 식장을 찾았다.
한 대행은 "77년 전 제주에서 일어난 4·3 사건은 냉전과 분단의 시대적 아픔 속에서 수많은 분이 무고하게 희생된 우리 현대사의 큰 비극"이라며 "사건 이후에도 반세기가 지나는 긴 세월 동안 억울함을 풀 길조차 없이 흩어진 가족과 무너진 공동체를 가슴에 품고 살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 4·3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책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의 완전한 명예 회복과 보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대행은 "생존희생자와 유족분들을 돕기 위한 복지와 심리치료를 확대하고, 트라우마 치유센터 건설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또 4·3 기록물이 올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한 대행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진영 갈등이 심해지는 것을 고려한 듯 "이념과 세대, 지역과 계층 간의 갈등을 넘어서지 못하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우며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시 일어선 4·3의 숨결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으고, 미래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진정한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열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념식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도 참석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