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민기자
오지은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2·3 비상계엄 사태 11일 만인 14일 가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서명이 담긴 탄핵소추의결서 사본이 대통령실에 전달되는 즉시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다.
국회는 이날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한 결과 300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통과시켰다.
우 의장은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우리 국회는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국민의 대표로서 엄숙히 선서한 헌법 준수의 약속에 따른 결정"이라며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 순간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한 용기와 헌신이 이 상황을 이끌었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국민의 삶으로 증명된다. 이제 함께 한 걸음 더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며 "국민의 생업과 일상이 빠르게 안정되고 외교, 국방 등 모든 면에서 대내외적 불안과 우려 커지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가 합심하고 협력하겠다. 정부 공직자들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맡은 소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조금 더 행복하길 바란다.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시길 당부드린다. 자영업, 소상공인 등 골목 경제가 너무 어렵다"며 "대한민국 미래는, 우리의 희망은 국민 속에 있다. 희망은 힘이 세다.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 7일 탄핵소추안 첫 번째 표결 당시에는 국민의힘 의원 105명이 불참하면서 195명만 출석해 자동폐기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표결 직전까지 의원총회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격론을 벌인 끝에 '탄핵 부결' 당론은 유지하되, 표결에는 참석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데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의 이탈표가 나왔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탄핵소추안 제안 설명에서 "1980년 5월 광주의 경험이 2024년 12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구할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 명운이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의 선택에 달려있다"며 "탄핵에 찬성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굳건하다는 것을 세계만방에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5시20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탄핵소추의결서 원본과 사본에 각각 서명할 예정이다. 의결서 원본을 전달받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곧장 헌법재판소에 접수한다. 헌재가 접수하면 그때부터 탄핵소추 심판 절차가 시작된다. 의결서 사본은 국회 의사국 과장이 직접 대통령실에 전달한다. 사본이 대통령실에 전달되는 시각부터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및 직무가 정지된 2016년 12월9일의 경우 오후 4시10분께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이 탄핵소추의결서 원본과 사본에 각각 서명했다. 헌법재판소에 의결서 원본 제출은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했고, 사본은 청와대에 전달돼 박 전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정확한 시간은 같은 날 오후 7시3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