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혜원기자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참석, 이후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뒤 살해 협박을 받았고 동료들로부터도 왕따, 겁박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솔직히 말하면 살해 협박도 많고 왕따도 심하다"며 "계엄 해제 직후 제가 (탄핵안) 찬성으로 갈 분위기가 느껴졌었기에 그때 설득이 많았지만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찬성' 생각을 명시하자 그 후에는 설득하는 분은 없었고 겁을 주는 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다만 어떤 방식의 겁박인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울산에 지역구를 둔 김 의원은 "예를 들어 (같은 당) 김재섭 의원의 경우 서울 도봉구가 지역구여서 '탄핵에 찬성 안 한다'라고 하면 난리나는데 영남이 지역구인 분들은 '탄핵에 찬성한다'라고 하면 난리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역 당협 사무실에서 13일 오후 2시 대규모 항의 집회가 예정돼 있어 경찰에 안전 협조까지 부탁했다. 지금 울산에 내려가지를 못하고 있다"며 당 안팎의 압박이 심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시 탄핵소추안 투표에 참석한 뒤 눈물을 보인 이유에 대해 "국회는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정말 민의의 전당인데 여기에 무장한 군인들이 들어왔고 거기서 느껴지는 참담함이라는 것이 정말 엄청났다"면서 "그날 '민주주의가 무너질 뻔했다' '지켜야 한다'라는 결연하고 강한 감정을 느꼈고 아마 제가 평생 살아가면서 하나의 트라우마면서 또 하나의 지표가 될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당에서 '일단 탄핵을 부결한다' '본회의도 가지 말라'라고 당론으로 정해 버리고 단속을 강하게 하는 분위기가 되니 부끄럽고 많은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저는 여당(의원)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임의 첫 단계가 진정한 사과라고 생각하고 이건 말로 하는 게 아니라 탄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행동으로 보여야만 그것이 사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은 내란이 아니라 야당 폭거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함이었다"는 내용의 대국민담화를 한 데 대해 김 의원은 "보수의 배신자가 윤석열"이라며 "대통령께서 마지막까지 우리 보수를 분열의 길로 끌고 가신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있는 것은 보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반민주적인 반대 정치 세력 척결이라는 걸 목적으로 비상계엄이라는 수단을 쓰셨다. 대통령께서 헌정질서를 무너뜨리신 것이라서 지금 가장 분개해야 할 사람들이 보수주의자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 반대·표결 불참' 당론에 따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만 참여한 뒤 본회의장을 떠났다. 108명 의원 가운데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안철수 의원만 자리에 남아 표결했고, 김예지 의원과 김상욱 의원이 뒤늦게 돌아와 표결에 참여했다. 당시 김상욱 의원은 "당론에 따라 탄핵안에는 반대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탄핵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