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논란과 관련해 한 공공기관장이 "이 대학 출신 며느리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이우영 이사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서울 ㄷ여대 학생들의 교내 시설물 파손, 지워지지 않는 비가역적 낙서, 교수님이나 행정직원분들에 대한 폭력적 언행, 설립자 동상 훼손 등에 관한 뉴스를 접했다"며 "블라인드 채용 제도라 할지라도 가능하다면 이 대학 출신은 걸러내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적었다.
이 이사장은 "올해 신입사원 채용에 있어 인재경영부서에 인성, 직장 매너에 관한 객관적 측정을 강화하고 채용 프로세스에 포함하도록 주문했다"고 말했다.
또 이 이사장은 "아들을 둔 아비 입장에서 이 대학 출신 며느리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다행히 큰 며느리는 남녀공학 대학 출신의 반듯한 성품이고, 막내아들이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도 남녀공학 대학 출신의 참된 사람이라 다행"이라고 썼다.
논란이 커지자 이 이사장은 해당 글을 삭제했다.
그는 "동덕여대에서 일어난 상황을 보며 일부 폭력 등에 대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다 보니 표현이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학생분들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남녀존중문화는 저의 경영지론이니 이번 상황의 지혜로운 해결을 통해 동덕여대가 더 발전하길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남녀공학 전환 추진으로 촉발된 동덕여대의 내홍은 22일 총학생회와 학교가 전환 논의를 잠정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학생들의 점거 농성은 일단락되는 모습이지만, 이번 사태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가장 큰 논쟁은 '래커칠'로 상징되는 학교 측의 시위 피해를 누가 책임지냐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와 관련해 23일 "재산상의 피해 등에 대해서 폭력 사태 주동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하든 안 하든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 용납될 수는 없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