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윤기자
서울의 중심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발을 딛는 순간, 관람객은 단순히 전시를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여정에 초대받는다.
‘구름이 걷히니 달이 비치고 바람 부니 별이 빛난다’라는 이름의 간송미술관의 전시는 한국 전통 예술의 정수를 현대적인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해 선보이며, 서울의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전시장 입구를 지나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이 펼쳐진다. 신윤복의 미인도는 스크린에 살아 움직이는 듯 생생하게 구현되고, 추사 김정희의 서예는 디지털 입체 영상으로 변주되어 서체의 기운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한 외국인 관람객은 “전시 공간 하나하나가 과거의 한국으로 안내하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어를 모르는 관객들도 시각적, 청각적으로 풍부하게 구성된 콘텐츠 덕분에 쉽게 전시에 몰입할 수 있다.
이곳을 찾은 유명 인사들 또한 하나같이 전시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한다. 미국의 힙합 뮤지션 메건 더 스탤리언은 자신의 SNS에 관람 사진과 함께 "한국 전통미술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찬사를 남겼다.
또한, 노박 커털린 전 헝가리 대통령은 "한국의 역사와 예술을 첨단 기술로 풀어낸 독창적 전시"라며 감탄의 소감을 전했다. 전시장을 찾은 세계 각국의 인플루언서들 역시 #K-heritage와 같은 해시태그를 통해 전시를 적극 홍보하며, 전 세계에 한국 문화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전시는 단순히 눈으로만 즐기는 것이 아니다. 훈민정음해례본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전통 서체를 디지털로 써보는 체험을 제공하며, 후각과 촉각을 활용한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멕시코 국영방송은 이를 “현대와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형태의 전시”로 평가하며,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고 소개했다.
한국관광공사와 서울관광재단은 ‘구름이 걷히니 달이 비치고 바람 부니 별이 빛난다’ 전시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주요 콘텐츠로 주목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전시는 ‘훈민정음해례본’, 신윤복의 ‘미인도’, ‘혜원전신첩’, 추사 김정희의 글씨 등 한국인에게 친숙한 국보·보물 99점을 소재로 시각과 청각뿐 아니라 후각과 촉각 등 오감을 함께 자극하며 몰입도를 높인 점에서,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로 평가받고 있다.
간송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지방 및 해외 전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간송미술관 관계자는 “디지털 미디어로 재탄생한 한국 전통문화가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전통 예술을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체험하게 해주는 이 전시는 단순한 관광 콘텐츠를 넘어, 한국 문화의 깊이와 가능성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