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학교도 문 닫아'…사흘째 대규모 정전에 난리난 쿠바

50년된 화력발전소 고장나면서 전력난
비필수 사업체는 생산 중단 명령 내려져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가 고질적인 전력난으로 사흘째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AP 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발생한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시작된 쿠바 정전 사태는 수도 아바나를 포함한 전국에 걸쳐 영향을 미치며 수백만 명의 국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바는 노후화된 시설과 경제난에 따른 연료 수급 부족으로 반복적인 정전을 겪어왔다. 전력 생산을 화력발전소 8곳에 거의 의존하고 있는데 대부분 만들어진 지 50년 가까이 됐지만 제대로 된 유지보수는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AP ·연합뉴스]

정전 사태는 18일 밤 일부 지역에서 전력 공급이 재개됐지만 19일 오전 다시 전력이 중단되었다. 이후, 저녁 무렵에 당국은 전력 복구에 진전이 있다고 발표했으나 몇 시간 만에 다시 전기가 끊기며 상황이 악화했다. 쿠바 에너지부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아직 완전한 전력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결국 쿠바 정부는 긴급조치에 들어가 비필수적인 사업체에는 생산 중단 명령을 내렸고, 학교와 문화시설 등 공공시설도 문을 닫았다.

쿠바는 노후화된 시설과 경제난에 따른 연료 수급 부족으로 반복적인 정전을 겪어왔다. 전력 생산을 화력발전소 8곳에 거의 의존하고 있는데 대부분 만들어진 지 50년 가까이 됐지만 제대로 된 유지보수는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무역 제재에 따른 외화 부족과 경제난으로 원유 수입이 어려운 점도 한몫했다. 쿠바는 베네수엘라에서 저가로 받던 원유 공급도 줄어들면서 태양광 발전시설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에너지난 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정전 사태에 대해 마누엘 마레로 쿠바 총리는 "최소한의 전기 서비스라도 보장하기 위해 경제를 마비시켜야 했다"고 설명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정부가 에너지 비상사태 해결에 절대적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전력이 복구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력 공급이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허리케인 오스카가 이날 쿠바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더 하고 있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