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앞둔 환자에 57만원 뒷돈 받은 의사…中 누리꾼 '이 정도는 약과'

중국 쓰촨성 한 병원에서 벌어진 일
환자 보호자에게 3000위안 요구해
영상 공개하자 "전문가 비용" 해명

중국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수술 당일 환자 가족에게 뒷돈을 요구하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지무뉴스, 번류뉴스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쓰촨성 출신 쉬 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광위엔의 한 한의학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 전 해당 병원 심장혈관내과의에게 현금 3000위안(약 57만원)을 요구받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쉬 씨의 어머니는 지난달 3일 오전 구토와 복통 증상을 보여 급히 광위엔 중의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고 한다. 그녀는 이후 감염으로 인한 심각한 탈수증 진단을 받았으며, 입원 9일 만에 병원으로부터 퇴원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퇴원 당일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 예정대로 퇴원 할 수 없었다. 쉬 씨는 "퇴원을 준비하던 중 간호사로부터 받은 약을 복용 후 갑자기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며 "의사가 심장에 문제가 있어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고 사연을 전했다.

그는 "수술 전 아버지와 나는 진료실로 불려 갔고 의사로부터 현금 3000위안을 준비하라는 말을 들었다. 휴대폰으로 송금해준다고 했더니 현금만 가능하다더라"며 "그 자리에서 아버지가 바로 안 박사에게 현금 3000위안을 줬고, 안 박사가 현금을 받아서 세는 전 과정이 영상에 선명하게 담겨 있다"고 밝혔다.

추가 수술이 진행되면서 쉬 씨의 어머니는 3일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이후 쉬 씨가 낸 병원비 청구액 8만 596위안(약 1540만원) 가운데 쉬 씨의 아버지가 따로 지불한 3000위안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한다. 쉬 씨가 이 영상을 공개하자 의사 측은 "미쳤냐"고 폭언하며 '전문가 비용'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쉬 씨는 병원 직원으로부터 "3000위안은 환불 가능하지만 영상을 삭제해달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흔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쉬 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 댓글에는 "수술 전에 뒷돈 받으려 보호자 기다리는 의사들이 많다", "요즘 뒷돈을 안 주고 갈 수 있는 병원은 없다", "겨우 3000위안이냐, 여기 상하이는 최소 1만위안(약 191만원)부터 시작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중국 의료계의 부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중국 최고 사정 기관인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가 중국에서 가장 부패한 영역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의료계에 대한 고강도 사정을 펼친 결과, 부패 혐의로 기율감찰위 조사 대상에 올라 낙마한 공립병원 원장과 서기는 180여명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슈&트렌드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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