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은 3시간 기다리면서 진료대기는 의사 탓?'…의협 전 간부 비판

주수호 전 의협 간부, 시민 비판
"아이 진료 기다리는 건 의사 부족 탓이냐"
"필수 의료 몰락은 자연스런 현상" 주장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대전 빵 축제의 대기 시간을 언급하며 시민들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주 전 위원장은 지난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주말 대전에서 열린 빵 축제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행사장 입장에만 몇 시간씩 걸려 '빵 사려고 3시간째 대기'라는 말이 있었다"며 "시장이 최고의 반찬이라고, 세 시간씩 대기하다 먹는 빵이 맛이 없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빵 사기 위해 3시간 기다리는 건 미담이고, 자기 아이 진료를 위해 기다리는 건 의사 부족 때문이라는 사회에서 필수 의료 몰락은 '자동 빵'"이라고 덧붙였다.

주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빵을 구매하기 위해 긴 대기 줄도 감수하는 사람들이 병원 대기는 하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전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8~29일 개최된 '2024 대전 빵 축제'에는 총 14만 명이 방문하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부 시민들은 "축제 입장을 위해 3시간을 대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주 위원장은 시민들이 병원 진료 장시간 대기 현상을 의사 부족 탓으로 돌려 필수 의료가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최근 그는 대한한의사협회에서 "2년의 추가 교육 실시를 통한 의사 면허 전환 후 의사가 부족한 지역 공공의료기관에 의무 투입해 달라"고 요청한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주 전 위원장은 "대한민국 의과대학은 고교 졸업자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다"며 "의사가 되고 싶으면 헛소리하지 말고 의대에 입학하라. 이거 뭐 상대가 돼야 상대를 해 주지. 사이비들은 딴 데 가서 놀아라"라며 격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주 전 위원장은 전공의 집단사직을 부추긴 혐의로 지난 2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출석에 앞서 "왜곡된 제도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대 증원이 될 경우, 전문의가 되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후배 의사들이 각성해 스스로 전공의 생활을 포기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더불어 "근거 없는 의대 정원 증원을 결정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 경질하고 증원을 백지화해달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슈&트렌드팀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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