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응급실 열리면 뭐해, 의사가 없는데…이대로면 의료체계 붕괴'

"정부 관계자 응급실 반나절 있어봐야"
"군의관 현장배치? 군인은 누가 치료하나"
"정부 이제라도 책임있게 행동해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응급실은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며 "정부는 이제라도 의료 붕괴를 막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정부 관계자들은 우선 반나절이라도 응급실에 있거나, 아니면 당장 구급차부터 타보라"고 권고했다.

안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는 복지부 차관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응급실이 처한 상황을 소개했다.

그는 "(정부는) 409개의 응급실 중 99%는 24시간 운용 중이고, 전공의 이탈로 평상시 대비 73.4% 수준으로, 응급실 위기 상황은 아니라고 한다"면서 "하지만, 응급실 문이 열려 있고 병상이 비었다고 진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치료할 의사가 없다"고 언급했다.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운영을 중단하는 대형병원 응급실이 늘고 있는 2일 서울 한 병원 응급의료센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안 의원은 "8월1일 현재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이 안 되는 곳이 14군데, 영유아 장폐색 시술이 안 되는 곳이 24개인데 이것이 정상이냐"며 "대한응급의학의사회에 따르면 이미 지친 응급실 의료진 상당수는 사직서를 품고 있고, 이미 제출한 숫자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고비인 추석 연휴를 넘기더라도 응급실 의료진이 언제까지 버틸지는 미지수"라며 "이대로면 응급실과 의료체계는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군의관과 공보의를 응급실 등에 배치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안보를 함께 책임지는 군의관과 지역의료를 담당하는 공보의를 빼내는 것은 새로운 의료공백을 만드는 전형적인 돌려막기"라며 "군의관, 공보의를 데려오더라도 수련이 되어있지 않기에 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고 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 생명을 두고 이렇게 날림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숫자로 상황을 왜곡하고, 국민을 현혹하는 탁상공론을 멈춰야 한다"고 질타했다.

정치부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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