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진기자
서울 광진구 구의동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재건축)이 임시터미널 설치 문제를 두고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갈등을 빚고 있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은 구의동 546-1 일대(3만6704㎡) 터미널을 지하 7층, 지상 40층 규모의 운수·판매·업무시설로 복합개발하는 사업이다. 민간사업자인 신세계프러퍼티가 프로젝트를 추진해 총사업비는 1조8790억원(토지비 제외) 규모로 진행한다.
문제는 신세계측이 동서울터미널 공사 기간 길 건너편에 있는 구의공원 부지를 활용해 지하 3층 터미널을 건설, 임시로 사용한다는 계획에서 불거졌다. 공원 인근 주민들은 이에 대해 공원 파괴를 허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신세계측이 주민대표들에게 동서울터미널 부지 내에서의 임시터미널 운영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해놓고도 구의공원을 파괴하려는 것은 공사기간과 비용을 줄여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1987년 문을 연 동서울터미널은 내년 현대화 사업에 착수해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되면 신세계는 이중 지하 3개 층을 터미널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사기간동안 운영해야 하는 임시터미널 부지를 놓고 인근 주민들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재 동서울터미널은 112개 노선에 하루 평균 1000대 이상의 고속·시외버스가 운행 중이다.
신세계는 인근 구의공원 부지를 활용해 공사비 20억원을 들여 공원의 재정비와 지역 커뮤니티의 거점으로 활용하되 지하에는 공사비 551억원을 들여 지하 3층 규모의 주차장을 설치, 임시터미널로 활용한 뒤 동서울터미널 공사가 마무리되면 주민편의시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서울시와 광진구가 사기업과 손잡고 구유지인 이 지역 구의동의 허파와 같은 생명공원을 함께 파괴하려 한다”며 구의공원을 활용한 임시터미널 건설 백지화를 요구했다, 서울시와 광진구가 충분한 협의 과정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인근 세양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22일 김경호 광진구청장과도 간담회를 갖고 공원 보존을 요구했다. 2013년 조성된 구의공원은 주민친화형 공원으로 태양광 힐링쉼터, 스마트쉼터, 물놀이장, 황톳길 등이 들어서 있으며 하루 3000여명가량이 이용하고 있다. 공원 인근에는 세양아파트를 비롯해 구의현대2단지, 현대6단지 등 아파트 2000여가구가 밀집해 있다.
주민 반발에 대해 서울시는 "공사 차량과 임시터미널 차량 혼재로 인한 터미널 이용객의 안전 우려와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공사장 인접 주민의 공사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구의공원 재조성 사업과 연계해 구의공원 지하층을 임시터미널로 일정기간 활용하는 안을 마련했다"며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주민 의견 수렴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근의 한 주민은 ”신세계가 구의공원의 지하주차장에서 동서울터미널을 연결하는 통로를 만드는 것은 향후 구의공원 지하주차장 사유화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